[비즈니스포스트]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가 계묘년 새해부터 연달아 벌어진 시스템 오류로 임기 2번째 해를 맞아 안정성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17일 금융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최근 2번의 문제를 일주일이라는 짧은 간격에 겪은 일이 벌어지며 안정성을 우려하는 시선이 나온다.
▲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가 시스템 오류로 안정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5일 오류는 시스템 개선 작업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고 12일은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일시적으로 오류가 발생해 장애가 생겼다”며 “되도록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내부적으로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5일 일어난 시스템 개선 작업과 12일 벌어진 데이터베이스 오류는 서로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무관한 오류가 발생했다는 점은 똑같은 문제를 2번 겪지 않았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서비스 운영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네이버파이낸셜에서 먼저 일어난 5일의 사고 이유가 시스템 개선 작업이었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업계에서는 시스템을 개선해 안정성을 높인 결과가 서비스 장애 시간 20분 연장에 일주일 만에 벌어진 오류라면 결국 안정성을 높이는 데 실패한 것이 아니냐고 바라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5일 오후 4시10분부터 4시52분까지 약 40분 동안 네이버페이를 이용한 주문·실패, 페이머니를 인출한 뒤 주문 건 미생성 등의 장애가 발생했다.
장애가 발생하는 동안 네이버파이낸셜의 고객들은 네이버쇼핑과 그 관계사를 통한 네이버페이 결제에 불편을 겪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오류가 발생한 뒤 시스템 개선 작업에서의 오류였고 향후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과문을 공지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12일 또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사고 발생 시각은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1시간가량이었다.
2번의 사고 모두 고객들이 서비스를 잘 이용하지 않는 새벽 시간이 아닌 낮이었다는 점에서 사고로 불편을 겪은 고객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네이버파이낸셜의 안정성 문제가 카카오의 안정성 문제와 비슷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가 있었던 경기도 성남 SK판교캠퍼스 A동에 화재가 발생하며 카카오의 로그인 기능이 먹통이 됐다.
그 결과 카카오의 금융계열사인 카카오뱅크의 일부 기능에도 장애가 발생했고 카카오페이는 모든 기능이 멈췄었다.
그 당시 같은 건물에 서버를 두고 있던 네이버는 사고가 난 그날 대부분의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네이버는 주요 서비스의 이중화와 서비스 컴포넌트 분산 배치·백업, 자체 데이터센터 등을 갖춰 서비스 장애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 뒤 네이버는 ‘긴급 연락이 필요할 때 끊기지 않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라는 문구를 내놓으며 틈새 홍보에 나섰다.
약 3개월의 시간이 지난 지금 네이버도 연속 오류가 발생하며 ‘고객이 결제가 필요할 때 끊기는 서비스 네이버페이’가 돼버린 셈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연속 사고에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가 취임하며 내세운 목표 달성에 우려를 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박 대표는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2022년 3월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임기는 2025년까지로 3년이다.
박 대표는 취임한 뒤 자신의 임기인 2025년까지 연간 페이 이용액 100조 원, 중소상공인 고객 5배 확대, 마이데이터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천만 명 등을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목표 성과를 이뤄내며 성장성을 입증한 뒤 기업공개(IPO)에도 나설 것으로 바라본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이 향후 오류 발생이 반복하며 안정성에서 고객 신뢰를 잃게 된다면 박 대표의 목표 달성은 물론 기업공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