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새 주인 찾기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인수 희망가를 낮추면서 매각에 속도가 붙고 있는데 글로벌 수제버거 브랜드의 잇따른 국내 진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매물로 한꺼번에 쏟아진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매각 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KFC는 12일 매각 계약을 체결했고 맘스터치는 본입찰 참여 업체의 윤곽이 드러났다. KFC와 맘스터치. |
1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KFC(KFC코리아), 맘스터치(맘스터치앤컴퍼니), 맥도날드(한국맥도날드)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새 주인이 윤각을 드러내고 있다.
KFC코리아의 대주주인 KG그룹은 12일 미국에 본사를 둔 외식기업 얌브랜즈와 한국 사모펀드 오케스트라PE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KFC코리아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KFC코리아는 지난해 4월 매물로 나왔다.
매각 가격은 당초 투자은행업계에서 예측한 1천억 원보다 낮은 600~700억 원대로 알려졌다.
KG그룹이 2017년 KFC코리아를 인수했을 당시 지불한 500억 원보다는 높은 금액이지만 1천억 원이 거론된 적이 있었던 만큼 몸값을 낮춰 팔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KG그룹이 지난해 8월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자금 마련이 시급한 만큼 KFC코리아에 대한 매각 의지가 강한 것으로 바라본다.
매장 수 기준 국내 1위인 맘스터치도 유력한 인수 후보자가 나타났다.
홍콩계 사모펀드 퍼시픽얼라이언스(PAG)는 11일 맘스터치앤컴퍼니 인수 본입찰에 참가했다. 본입찰 접수 마감일은 16일까지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6천억~7천억 원 사이에서 맘스터치앤컴퍼니의 매각 가격이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7월 매각주관사를 선정했을 때 예상 가격이었던 1조 원보다는 낮은 셈인데 맘스터치앤컴퍼니의 대주주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신속한 매각을 위해 지난해 11월 주관사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매출 기준 국내 1위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는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11월 예비입찰을 마치고 올해 1월 안에 본입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매각 희망가는 5천억 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맥도날드는 2016년에도 한차례 매각을 추진하다가 인수가격 5천억 원을 두고 인수 후보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적이 있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한국맥도날드가 2019년부터 3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매각 희망가를 온전히 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반면 버거킹은 지난해 11월 매각 절차를 중단했다. 버거킹의 소유주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버거킹 인수시 빌린 자금의 만기를 연장한 뒤 다시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버거킹 매각 희망가는 7천억 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까지도 사실상 지지부진했던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매각 협상이 속도가 붙고 있는 배경으로 최근 국내에서 수제버거 프랜차이즈 론칭이 잇따르고 있는 점이 꼽힌다.
수제버거 브랜드는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특별한 미식 경험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SPC그룹의 '쉑쉑버거'는 2016년 국내에 상륙한 뒤로 지난달 24호 매장을 내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사 bhc는 '수퍼두퍼' 매장을 지난해 11월 출점하면서 수제버거 시장에 진출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미국의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 버거'의 한국 사업권을 지난해 10월 따냈다. 현대백화점은 유명 셰프 고든 램지의 '고든램지 스트리트버거'를 올해 3월 출시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