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쏘렌토가 2022년 그랜저를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에 이름을 올렸다.
그랜저는 2021년까지 이전 5년동안 ‘베스트셀링카’였지만 지난해는 쏘렌토에 밀렸다. 다만 올해 7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그랜저가 다시 국민차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그랜저(사진)이 6년 만에 기아 쏘렌토에 국내 승용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줬다. |
4일 국내 자동차 통계사이트인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한해 신차 등록 대수는 쏘렌토가 6만8220대로 승용차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그랜저는 6만4729대에 그치면서 쏘렌토에 밀려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들어 상반기까지만 해도 누적 판매량에서 그랜저가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하반기 들어서 7세대 풀체인지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판매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쏘렌토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코로나19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 문제가 발생하면서 차량 생산 자체가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는 점도 판매 둔화에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랜저 판매량이 최고점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7세대 풀체인지 판매에도 부담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랜저 판매량은 2020년 14만 대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2021년 9만 대, 2022년에 6만4천 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대차가 2022년 11월14일 7세대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 뒤 올해 판매량이 급격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7세대 풀체인지 그랜저는 현재 대기 수요인 사전 계약 물량만 무려 11만 대에 육박한다.
지난해 쏘렌토와 그랜저의 판매량 차이가 3천 대 안팎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물량을 원활하게 출고한다면 그랜저가 다시 국민차로 복귀할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인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 속에서 자동차 할부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그랜저의 왕좌 복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비중은 2017년 40%에서 2018년 43%, 2019년 46%, 2020년 49%, 2021년에는 54%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60%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최근 자동차 할부금리도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대기 수요가 많은 그랜저로서는 취소 물량이 속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대형 자동차(그랜저 기준)를 48개월 할부로 구입할 때 적용되는 금리는 2021년 1월 초 2.2∼3.0%에서 같은 해 12월 6.8∼8.2%로 급등했다.
특히 자동차 할부 금리는 계약 시점이 아니라 출고 당시의 금리로 결정되는 만큼 기존 자동차를 계약했던 고객들이 취소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실제 2.5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그랜저 대기기간은 지난해 12월 초만 해도 11개월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5개월로 줄었다. 인기가 높았던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고에 기약이 없었지만 현재 대기 기간은 8개월 수준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여파로 신차 계약 취소가 늘어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차량은 이자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