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주식투자자들은 이맘때면 새해와 신규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오르는 ‘1월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산타랠리에 이어 1월 효과에 대한 기대도 올해에는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오히려 1월 중 저점을 다시 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3일 증권업게에 따르면 올해에는 새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상승하는 1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한 은행의 딜링룸.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새해 들어 연일 하락하고 있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10.73포인트(0.48%) 내렸고 이날도 6.99포인트(0.31%) 추가로 하락했다. 신년 기대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1월에는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캘린더 효과(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증시가 일정한 흐름을 보이는 현상)를 뜻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과거사례를 살펴봤을 때 코스피지수는 2000년 이후로 1월 중 평균적으로 0.9% 상승했다. 1월 중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1월 효과는 70%의 확률로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에는 1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월 효과는 새해를 맞아 낙관적인 심리가 형성되면서 특별한 호재 없이 증시가 상승하는 현상인데 최근 기업 실적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져 증시가 상승 전환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효과는 투자자들의 희망이 반영된 편견이라고 본다”며 “오히려 1월에는 지난해 12월 수급 계절성의 부메랑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11월 중순 이후 공매도의 선행지표인 대차잔고(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주식의 수)는 13조 원 이상 줄어들었다. 또한 12월 초부터 배당락 전까지는 배당을 노린 3조3천억 원에 달하는 금융투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배당락일 이후 이 금융투자자들이 공매도와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면서 대신증권은 “코스피지수가 2023년 1분기 중 장기 하락 추세의 저점을 통과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초 주식시장은 작년 연말의 연장선에서 움직이며 그 과정에서 코스피 하단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성장 둔화와 높은 물가, 조만간 발표될 작년 4분기 실적 부담에 지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전달과 마찬가지로 지수 하락 관점을 유지하고 추가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며 “4분기 실적이 상당 부분 발표되고, 한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는 1분기 후반으로 저가 매수 타이밍을 넘긴다”고 설명했다.
만약 1월 효과가 나타난다면 코스피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종목 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말 양도세 회피를 위해 순매도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1월 다시 순매수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이 더 높은 코스닥시장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효과는 오히려 코스닥시장에서 관측된다”며 “2000년부터 12월 코스피 하락 시 다음해 1월 코스닥 평균 수익률이 8.89%로 눈에 띄게 높아 1월에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전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코스닥지수의 반등 여력이 더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역사적으로 코스닥시장의 1월 반등폭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외국인들도 상대적으로 매도 우위를 보였던 중소형주 위주로 수급을 점진적으로 채워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