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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케이준의 원조' 파파이스 구로점 열어, KFC에 정면 도전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12-20 14: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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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케이준의 원조' 파파이스 구로점 열어, KFC에 정면 도전
▲ 파파이스 구로점의 모습. 매장 면적 278㎡, 좌석 수 90석 규모로 조성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파파이스 특유의 케이준 풍미가 잘 살아 있다."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글로벌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파파이스에서 식사를 마친 고객이 남긴 짧은 소감이다.
 
20일 정오를 앞둔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는 평일 오전임에도 수많은 직장인으로 북적거렸다.

이날 파파이스의 국내 2호점인 구로점이 영업을 개시했다.

파파이스는 1994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해 '케이준'이라는 세 글자를 널리 퍼뜨렸다. 자극적이고 화끈한 케이준 스타일이 한국인에게 친숙해 파파이스는 2004년에 200호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소극적인 마케팅과 고가의 가격 정책이 파파이스가 쇠락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고 말한다.

결국 파파이스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2월 한국에서 철수하고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물색하며 절치부심의 시간을 가졌다.

2년 뒤 파파이스는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이날 오전 10시 파파이스 구로점 개장이 1시간 남짓 남아 있었지만 매장 앞에는 벌써 20여 명이 겨울 한파를 버티며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오픈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행렬은 길어졌고 개장 직전 대기 인원은 약 70여 명까지 늘어났다.
 
[현장] '케이준의 원조' 파파이스 구로점 열어, KFC에 정면 도전
▲ 20일 오전 11시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파파이스 구로점이 영업을 시작했다. 영업 시작 약 15분 뒤에도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파파이스는 안전통제요원을 두고 대기하는 고객들에게 보온팩을 나눠주는 등 개장 준비를 서둘렀다. 여기에 선착순 고객 100명에게는 '치킨비스켓 박스'와 머그컵을 제공하며 파파이스의 재영업을 손꼽아 기다려 온 사람들에게 화답했다.

개장 시간이 되자 대기하던 이들은 차례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파파이스 구로점은 매장 면적 278㎡, 좌석 수 90석 규모로 조성됐다.

파파이스가 한국에서 다시 선을 보이며 주력 제품군으로 내세운 것은 '치킨샌드위치'이다. 

치킨샌드위치는 파파이스가 2019년 8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제품군으로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미국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클래식', '스파이스', '디럭스', 'K치킨' 등 4종의 제품이 판매를 시작했다.
 
[현장] '케이준의 원조' 파파이스 구로점 열어, KFC에 정면 도전
▲ 국내 시장에 재진출한 파파이스는 햄버거 메뉴 다수를 정리하고 △클래식 △스파이스 △디럭스 △K치킨 등 치킨샌드위치 제품 4종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클래식 치킨샌드위치는 브리오슈번, 통닭다리살 튀김, 피클, 마요네즈 소스 등으로 만들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살짝 구운 브리오슈번에 닭다리살을 튀긴 치킨패티, 피클과 소스가 더해진 단촐한 구성의 클래식 치킨샌드위치와 파파이스의 상징인 케이준후라이 감자튀김, 콜라로 구성된 치킨샌드위치 세트 가격은 7800원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방문객들은 계속 늘어났다. 매장 입지 특성상 3040세대 직장인이 다수를 이뤘다.

파파이스 관계자는 "구로디지털단지는 서울 서남권 5개 구를 잇는 교통의 요지이고 사무실, 상가, 주거지역까지 밀집한 곳이다"며 "서울 동쪽 MZ세대 밀집 지역인 강남에 1호점이 있다면 서울 서쪽 MZ세대 밀집 지역인 구로디지털단지에 2호점을 낸 것이다"고 설명했다.

점심시간이 한창인 12시30분이 되자 대기시간이 확 늘어났다. 

직원은 메뉴 조리에 약 15분이 소요될 것이라고 고객들에게 안내하기 시작했다. 일부 메뉴는 벌써 동이나 키오스크에는 품절을 의미하는 '솔드 아웃(Sold Out)'이란 메시지가 등장했다. 
 
파파이스의 한국 시장 복귀는 무난하게 합격점을 받았다. 앞서 파파이스는 16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1호점을 개장했는데 3일 동안 5천여 명이 다녀가기도 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개장효과'가 사라지고 본 성적표가 나올 때까지 성공에 대한 판단을 미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선착순 100명에게 지급했던 치킨비스켓 박스와 머그컵이 집객을 유도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현장] '케이준의 원조' 파파이스 구로점 열어, KFC에 정면 도전
▲ 점심시간이 되자 구로디지털단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파파이스 구로점 방문이 이어졌다. 조리대기 시간이 15분 이상으로 길어지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파파이스는 올해 말까지 3호점을 열어 국내 사업에 재시동을 걸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업계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은 멀다. 

2021년 말 기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의 국내 매장 수를 살펴보면 맘스터치가 1354개로 1위, KFC가 187개로 5위에 올라가 있다. 둘은 파파이스와 마찬가지로 치킨 중심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문을 연 파파이스 구로점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65m 떨어진 곳에는 KFC 구로디지털2 지점이 자리하고 있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선 치킨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파파이스 강남점과 KFC 서초우성점 역시 직선거리로 불과 100m 떨어져 있다. 

파파이스 관계자는 "구로점이 위치한 곳은 치킨 및 버거 프랜차이즈를 비롯한 음식점이 밀집한 지역이다"며 "특정 프랜차이즈에 대해서 별도의 전략을 취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파파이스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올라온 구로점 개장 소식에는 많은 누리꾼들이 자신의 거주지역에도 파파이스 매장 출점을 기원하는 댓글이 주류를 이룬다.

파파이스 관계자는 "미국 남부지역의 루이지애나주의 분위기를 더욱 살린 활기찬 분위기로 한국에 상륙한다는 점이 이번 리브랜딩의 핵심이다"며 "변하지 않는 사실은 파파이스가 케이준 스타일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한 정통 루이지애나 브랜드라는 점이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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