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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영풍그룹 3세 첫 회장, 2차전지소재로 덩치 키운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2-12-14 16: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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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비철금속 글로벌 1위 기업 고려아연이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은 영풍그룹 오너 3세 가운데 처음으로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을 계기로 신사업 가운데 핵심인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키우는데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최윤범 영풍그룹 3세 첫 회장, 2차전지소재로 덩치 키운다
▲ 영풍그룹 3세 가운데 최초로 회장 자리에 오른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은 신사업 중 핵심인 2차전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최윤범 고려아연 신임 회장. <고려아연>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3분기 금속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후퇴했으나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성을 높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올해 3분기 고려아연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7천억 원, 영업이익 1506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3.3% 뒷걸음쳤다. 

다만 고려아연은 주력제품 판매가격 하락으로 인한 단기 충격에서 벗어나면 선제적으로 확보한 2차전지 소재 공급망을 바탕으로 기업가치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2차전지 재활용(리사이클링)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중장기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바라봤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고려아연 주가의 핵심 요소는 동박, 전구체, 리사이클링 등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본격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최윤범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정했다. 최 신임 회장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고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다.

최 회장은 영풍그룹 오너 3세 가운데 처음으로 회장 자리에 오르며 경영능력을 인정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장형진 영풍그룹 전 회장(고문)도 최 회장의 승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2014년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선메탈(SMC) 사장 시절 기술개발과 공정 개선에 주력해 흑자전환을 달성한 뒤 2018년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 7천만 달러(약 937억 원)를 냈다.

경영성과는 고려아연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는데 취임 직전 2018년과 비교해 2021년 고려아연의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43% 늘었다.

특히 지난해 최 회장은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고려아연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최 회장은 영풍그룹 오너 3세 가운데 첫 회장직 취임을 계기로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3대 신사업 가운데 핵심인 2차전지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트로이카 드라이브' 경영을 선언하고 고려아연의 제련 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2차전지 소재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사업, 자원순환 사업 등 3개 분야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올해 말 완공되는 100% 동박제조 자회사 케이잼 공장에 7356억 원을 투자해 올해 말 기준 1만3천 톤의 생산량을 2025년 3만 톤, 2027년 6만 톤으로 늘리는 투자계획을 승인했다.

고려아연은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아연 제련 업체로 세계 최고 수준의 아연제련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연제련 공정에서 아연용액을 전기분해한 뒤 알루미늄 음극판에 아연 이온을 전착시키는 방식은 동박 생산의 핵심인 전해공정과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케이잼 동박사업은 국내 배터리 3사로부터 내년 상반기 수주를 받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은 동박 증설 투자에 발맞춰 핵심 원료인 동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투자도 단행했다.

지난달 고려아연은 7월 지분 73%를 매입했던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의 잔여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그니오는 저품위의 전자 폐기물에서 동, 금, 은, 팔라듐과 같은 유가금속으로 제련될 수 있는 중간재를 추출하는 독자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11월 자사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글로벌기업 LG화학을 든든한 파트너로 확보한 바 있어 고려아연의 2차전지 소재사업 확장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은 LG화학과 자사주 2%를 맞교환하고 2차전지 소재분야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미국 최대인 12만 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고려아연이 최근 인수한 이그니오가 재활용을 통해 생산한 리튬, 니켈 등 광물을 공급하게 된다.

앞서 6월 고려아연의 계열사 켐코와 LG화학은 합작사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세우고 2024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양극재 재료인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전구체는 양극재 재료비의 70%를 차지한다.

최 회장은 지난달 LG화학 등과 사업 제휴를 맺는데 자사주 맞교환 방식을 택함으로써 2차전지 소재사업을 포함한 신사업 확장을 추진하기 위한 경영동력을 추가했다.

영풍그룹은 창업주인 고 장병희 명예회장과 고 최기호 명예회장이 1949년 함께 창업한 영풍기업사를 모태로 한다.

1974년 첫 번째 자회사인 고려아연을 세웠는데 이 과정에서 창업주들의 차남인 장형진 영풍 회장과 장남인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 일선에 나와 2대 경영을 이끌었다. 장형진 회장은 2015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영풍그룹 고문을 맡고 있다.

3세 경영에 들어선 고려아연은 최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는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총수로 있는 영풍이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26.11%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의결권 없는 자사주 6.02%를 모두 처분해 우호지분으로 돌려세웠다. 이에 고려아연의 대주주인 영풍 장 회장 일가와 최 회장 일가 측의 지분 격차는 9%대에서 3%대로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윤범 회장 체제의 출범은 2차전지 소재사업 등 최 회장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 확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회장 승진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0년 동안 고려아연이 쌓아온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을 키워 지속가능한 고려아연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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