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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낡은 호텔의 무한변신, 공간실험 '끝판왕' 유니언호텔을 가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12-05 17: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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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낡은 호텔의 무한변신, 공간실험 '끝판왕' 유니언호텔을 가다
▲ 5일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 1번 출구에서 1분 거리에 부동산개발 스타트업 유니언플레이스가 운영하는 유니언호텔 선유점이 문을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힙’한 직영 브랜드로 주목받는 부동산개발 스타트업 유니언플레이스가 호텔 운영사업으로 돌아왔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5가,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유니언타운’의 다섯 번째 지점 선유점이 문을 열었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유니언타운 선유점에서 공유오피스, 공유주거, 공유주방에 이어 유니언호텔을 직접 운영한다.

애초 호텔사업을 생각하고 기존 더파크호텔 건물을 유니언타운의 새로운 지점으로 골랐다.

유니언타운 선유점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에는 유니언플레이스의 직영 브랜드 업핏 피트니스센터가, 1층에는 이번 선유점을 위해 개발한 베이커리 브랜드 ‘손유’ 매장이 들어서 있다.
 
[현장] 낡은 호텔의 무한변신, 공간실험 '끝판왕' 유니언호텔을 가다
▲ 유니언타운 선유점 1층에는 유니언플레이스의 직영 베이커리 브랜드 매장 '손유'가 입점했다. 유니언호텔 투숙객들은 손유 베이커리를 호텔 조식 서비스로 맛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선유점은 건물 6~14층에서 운영하는 호텔 객실 94개가 핵심이기 때문에 식음료 쪽에서는 호텔 조식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베이커리 매장을 만들었다.

건물의 3~5층도 원래는 호텔 객실이었지만 이 공간은 용도 변경과 리모델링을 통해 유니언플레이스의 공유오피스 ‘유니언워크’로 조성했다.

유니언플레이스 관계자는 이날 비즈니스포스트 기자를 만나 “부동산개발, 공간사업을 하는 기업들도 호텔 건물을 공유주거 공간으로 개발하기는 해도 오피스 공간으로는 잘 안 간다”며 “유니언타운 선유점은 연회장 등 기존 호텔의 부대시설 공간들을 고급 피트니스클럽, 공유오피스, 베이커리 등 지역사회 이용객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들로 조성한 점이 차별점이자 운영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사실 호텔사업은 유니언플레이스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유니언플레이스는 부동산신탁기업 등에서 일해 온 이장호 대표이사가 2017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유니언타운이라는 ‘브랜드’를 붙인 것은 2019년 당산점이 처음이지만 사업의 시작은 2018년 이 대표 개인이 소유하고 있던 지하철 2호선 교대역 근처 건물(현 유니언타운 서초점) 개발이었다.

이 대표는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56길18 일대 5층 건물을 업플로 호스텔이라는 이름의 미니 호텔로 운영하면서 공간운영사업에 발을 들였다.
 
[현장] 낡은 호텔의 무한변신, 공간실험 '끝판왕' 유니언호텔을 가다
▲ 유니언타운 선유점 6층부터 14층에 자리잡은 유니언호텔 객실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유니언플레이스가 전통적 부동산개발사업에서 벗어나 공간운영기업으로 비전을 키울 수 있었던 근원에는 호텔운영의 DNA가 자리잡고 있었던 셈이다.

업플로 호스텔은 객실이 20개 남짓 규모로 작았지만 자리를 잡기도 전에 코로나19 상황으로 사업을 접고 공유주거로 서비스를 전환했다.

유니언플레이스의 공유주거 브랜드 '업플로'도 이곳 업플로 호스텔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도 유니언플레이스가 공간 서비스업 가운데 시스템과 운영 등 부분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호텔사업 경험을 쌓게 해 준 포트폴리오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선유점에서 호텔운영을 하겠다고 했을 때 건물에 투자한 공동개발자로부터 “호텔사업을 해봤냐”는 질문을 먼저 받았다고 한다.

유니언플레이스는 그들에 유니언타운 서초점을 보여줬고 그 뒤 사업이 빠르게 추진됐다.

유니언타운 선유점은 유니언플레이스가 부동산개발에서 공간운영기업으로 확실히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니언플레이스는 부동산개발 스타트업인 만큼 이전 유니언타운 4개 지점 건물에는 모두 적게는 지분 15%, 많게는 40%까지를 출자해 건물 소유주로 있다.
 
[현장] 낡은 호텔의 무한변신, 공간실험 '끝판왕' 유니언호텔을 가다
▲ 유니언타운 선유점 3층부터 5층에는 유니언플레이스 직영 공유오피스 '유니언워크'가 입점해있다.
직접 낡고 공실률이 높은 건물들을 매입하거나 건물에 투자한 뒤 개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건물에는 투자하지 않고 건물 안 공간운영사업만을 맡았다.

건물 투자자는 따로 있고 유니언플레이스는 호텔부터 건물 전체의 공간을 직영 브랜드 매장들로 채워 운영한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유니언타운 선유점을 10년 동안 운영하는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건물 지분은 없지만 공간운영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면 그 성과에 관한 보수로 나중에 건물 시세차익을 나눠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니언타운 당산점, 서초점, 강남점, 한남점에서 운영해온 직영 매장들의 운영경험과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유니언타운 건물들은 100% 유니언플레이스의 직영 브랜드 매장으로 채워져있다.

유니언플레이스는 현재 유니언타운 각 지점에서 식음료부문으로 카페 트리오드, 설리번, 세르클한남에서부터 비스트로 8818, 고기주방, 아올 등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부문은 피트니스센터 업핏을, 어학부문은 직장인 영어회화 수업 등을 진행하는 영어라운지 조이랜드 등의 직영매장을 운영한다.
 
[현장] 낡은 호텔의 무한변신, 공간실험 '끝판왕' 유니언호텔을 가다
▲ 유니언타운 선유점 지하 1층과 지상 2층은 유니언플레이스의 복합피트니스센터 '업핏'이 자리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유니언워크, 업플로 등 각각 공유오피스, 공유주거 브랜드도 구축했다.

이 대표는 부동산의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입지, 교통여건에 주목해 지하철 2호선 라인과 인접한 골목의 낡고 공실률이 높은 건물을 찾아 매입, 또는 지분투자를 통해 유니언타운으로 개발했다.

이 대표는 특히 부동산 개발과 운영을 분리하던 전통적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부동산개발 사업모델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고 건물 운영부분에 집중했다.

단순히 임차수익을 내는 것이 아닌 건물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공간운영을 고민했고 식음료와 주거, 업무, 피트니스 등 여가분야에서 유니언플레이스가 직접 브랜드를 개발해 운영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조직도 부동산개발회사로는 이례적으로 식음료, 스포츠, 어학, 유니언타운 개발 등 4개 사업부문과 브랜드전략실로 구성돼 있다.

박지빈 유니언플레이스 브랜드전략실 이사는 이날 유니언타운 선유점 오픈 기념을 겸한 사업 콘퍼런스에서 ‘부동산 침체기에도 살아남는 부동산 운영사는?’이라는 주제를 꺼냈다.

박 이사는 부동산 침체기에는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공간에 반영하는 기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 데이터에 바탕한 디지털 운영체계를 갖춘 기업이 살아남는다고 바라봤다.

박 이사는 “유니언플레이스는 이 대표의 자본을 바탕으로 부동산개발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공간운영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이 침체할수록 건물 공실에 관한 고민, 운영에 관한 고민, 수익률에 관한 고민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공간운영에 관한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공간운영사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낡은 호텔의 무한변신, 공간실험 '끝판왕' 유니언호텔을 가다
▲ 유니언타운 선유점 14층 라운지에서 보이는 한강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유니언플레이스의 다음 행보가 공간 콘텐츠사업에 맞춰져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선유점의 유니언호텔 사업 외에도 ‘코드유니언’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비대면에서 성장해온 코딩교육시장을 오프라인으로 끌고 나왔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지난 11월 서울 강남구 강남역과 신논현역 중간 지역에 기숙형 코딩교육 아카데미를 위한 건물도 임차했다.

결국 공간운영도 디지털전환이 경쟁력인 시대인 만큼 코드유니언 코딩교육 콘텐츠사업과 기존 유니언타운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대에서 부동산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KB부동산신탁, NH농협금융 등에서 13년 동안 일하면서 국내외 다양한 부동산 프로젝트 발굴과 투자사업에 몸담았다.
 
지난 2017년 개발과 운영을 분리하는 전통적 방식의 부동산사업으로는 지속적 성장을 꾀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도시문화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유니언플레이스를 설립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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