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고 있는 쇠제비갈매기. <영화 '수라' 예고편 캡쳐> |
[비즈니스포스트] 방조제가 쌓였다. 갯벌이 말랐다. 사람들은 모두 죽은 갯벌이라고 했다. 도로 건설의 흙먼지가 날리는 그곳에서 그래도 쇠제비갈매기는 새끼를 깐다. 멸종위기종 1급 저어새가 날아든다. 멸종위기 2급 금개구리가 뛰어다닌다.
새만금간척사업 30년 후 생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4일부터 상영된다.
100여 분의 상영 시간 동안 영화는 아직도 살아 숨 쉬는 수라갯벌의 신비와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보낸 20여 년의 세월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찍은 황윤 감독은 “국책사업의 폭력에 굴하지 않고 ‘기록’하는 행위로 저항하는 시민들의 이야기이자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한다.
그 중엔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과 아들 오승준씨 이야기도 있다. 오 단장은 20년 전 한창 청년 때 새만금생태조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 시절의 아름다웠던 새만금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들 승준씨는 한 대학 생물학과를 다니며 아버지와 함께 조사단 활동을 하고 있다.
오 단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새만금 조사를 시작할 때 어린아이였던 아들이 벌써 대학생이 되었다”며 “그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새만금 갯벌은 다 사라졌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지만 아직 살아남은 갯벌이 있고 멸종위기의 생명들이 그곳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남은 아름다운 갯벌을 파괴하고 불필요한 공항을 짓겠다는 정부 계획을 중단시키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영화 ‘수라’는 12월 4일, 5일, 8일에 서울독립영화제가 열리는 CGV압구정에서 상영된다. 이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