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전장용 디스플레이 패널에 힘을 주면서 TV시장 불황에 돌파구를 마련할 채비를 하고 있다.
TV세트와 다르게 단단한 성장세를 보이는 전기차 산업에 올라타 실적 회복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올레드(POLED)를 적용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NFORTIANMENT SYSTEM) 전시제품 모습. < LG디스플레이 >
29일 LG디스플레이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 사장은 차량용 프리미엄 LCD 제품을 유지하고 나아가 플라스틱 올레드와 보이지 않는 스피커까지 전장 사업 제품군을 다양하게 넓혀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관련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전자와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과 시너지를 낼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최근 돋보이는 행보로는 보이지 않는 스피커로 고품질 사운드를 구현한 신개념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을 전장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을 꼽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필름형태의 익사이터(진동발생장치)는 디스플레이 패널 또는 다양한 차량 내장재를 진동판으로 삼아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 특징을 지녔다.
크기가 작고 500원 동전과 비슷한 두께를 지녀 기존 스피커와 달리 자동차의 인테리어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전기차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는 운전과 길 안내 등 필요한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과 음악 감상 등 오락 기능을 의미하는 엔터테인먼트를 통합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강조되면서 내부 공간활용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시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은 2021년부터 연평균 8.3% 성장해 2026년에는 2153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적용되는 차량용 플라스틱 올레드(POLED)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자동차 부품 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0인치 이상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 20% 가량을 나타내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2020년 기준 91%라는 압도적 점유율로 선도적 위치를 다지고 있다.
정호영 사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빌리티 디스플레이 산업은 플라스틱 올레드를 포함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이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이 무척 큰 영역이다”며 “자동차는 물론 항공과 선박 등 모빌리티 산업 전반으로 시장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 사장은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가 뚜렷한 TV용 LCD사업에서 빠르게 철수를 추진하면서도 차량용 프리미엄 LCD 부문은 남겨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상대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를 지속적으로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TV세트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장용 패널 등 다각화된 제품 구성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전 세계 TV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4% 줄어들고 내년 1분기에는 8.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TV출하량이 반등하는 시점은 내년 2분기로 점쳐지고 있다.
올해 들어 나타난 TV시장 불황에 LG디스플레이는 고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1조2093억 원을 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자동차에 적용되는 오토 디스플레이사업에 투입한 노력이 올해 하반기부터 결실을 맺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고객가치 제공을 통해 미래 초격차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