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감귤 주스를 만들고 난 뒤 버려지는 껍질과 부산물 즉 감귤박을 버섯 배지 즉 영양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29일 버려지는 감귤박을 버섯 재배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있는 원료인 배지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농촌진흥청이 버려지는 감귤박을 버섯 재배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있는 원료인 배지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감귤 주스를 만들고 난 뒤 버려지는 껍질과 부산물(감귤박). <농촌진흥청> |
연구진은 기존 버섯 배지에 감귤박을 5% 정도 첨가해 배지를 만든 뒤 느타리버섯을 재배했다.
그 결과 감귤박 배지에서 재배한 느타리의 수량은 1병당 151.4g으로 기존 배지(146.4g/병)와 비슷했다. 버섯 배양 속도나 버섯이 자라는 생육 일수에서도 기존 배지와 차이가 없었다.
감귤박을 첨가한 버섯 배지에서의 버섯 배양과 수량, 특성이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감귤은 한해 노지에서 생산되는 약 45만 톤 가운데 20%인 9만 톤이 주스에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5만 톤 내외의 감귤박이 발생한다.
이것을 매립하거나 투기하면 환경 오염이 일어나기 때문에 정부는 감귤박 투기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귤박 처리에 연간 12억 원 상당의 비용이 들고 있다. 현재는 일부만 가축사료 원료로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감귤박을 버섯 배지로 활용하면 감귤박 처리비용을 낮추는 것과 동시에 버섯 배지 원료비를 낮출 수 있다.
한국은 배지 원료의 61%인 11만 톤을 수입하고 있어 이를 대체할 배지 원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현재는 버섯을 키우는 데 필요한 배지를 톱밥과 쌀겨로 만들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23년부터 현장 실증 연구를 통해 느타리, 큰 느타리뿐 아니라 제주지역 주요 버섯인 표고 등 다른 버섯으로 연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감귤박에 포함된 기능성 성분이 버섯의 먹는 부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해 기능성 버섯 재배의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감귤연구소의 김대현 소장은 “감귤박이 버섯 배지 원료로 활용되려면 원료의 표준화 연구와 함께 건조·분쇄 등 전처리 시설과 공급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의 장갑열 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기관과 협업해 감귤박의 배지 자원화 시설 구축 등 정책지원을 적극적으로 끌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