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17만 원 미만의 저가 제품인 상황에서 4달러 짜리 초저가 스마트폰도 등장하며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데 중국과 현지업체의 강력한 가격공세에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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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28일 “인도에서 4달러에 판매되는 스마트폰이 실제로 등장했다”며 “앞으로 스마트폰시장의 판도를 크게 뒤바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도 현지업체 링잉벨스는 초저가 스마트폰 신제품 ‘프리덤251’을 30일부터 정식으로 판매한다. 가격은 제품명과 같은 251루피로 4달러에 못 미치는 가격이다.
프리덤251은 4인치 디스플레이와 1기가 램, 800만 화소 카메라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으며 3G 규격의 통신을 지원한다. 4달러 가격에도 스마트폰에 필요한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링잉벨스가 처음 4달러 스마트폰의 출시계획을 밝힐 당시 시장에서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사기’가 아니냐는 의심을 보였으나 현실로 나타났다.
모히트 고엘 링잉벨스 CEO는 “프리덤251을 판매할 때마다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인도의 취약계층에 스마트폰 보급을 넓힌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며 “이미 20만 대의 초기 물량을 생산해 공급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링잉벨스가 이처럼 공격적인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이유는 스마트폰의 부품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앱 개발업체들로부터 앱을 선탑재하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받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경제전문지 밸류워크는 프리덤251의 성능이 애플이 2007년 출시한 최초의 아이폰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아이폰의 첫 판매가격은 599달러였지만 부품가격이 수년동안 급락하며 스마트폰의 가격대도 크게 낮아진 것이다.
링잉벨스는 기존 스마트폰에 사용되던 부품을 재사용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향후 인도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받는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프리덤251의 출시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하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큰 폭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인도 스마트폰시장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CMR에 따르면 올해 인도 스마트폰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44%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70%는 1만 루피(17만 원) 미만의 저가형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수준이 낮은 인도 특성상 피처폰을 사용하던 대부분의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때 저가형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도 스마트폰시장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 중국업체 및 현지업체 마이크로맥스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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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링잉벨스의 4달러 스마트폰 '프리덤251'. |
삼성전자는 인도시장에 저가형 스마트폰 J시리즈와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한 Z시리즈를 최저 10만 원 초반대의 가격대에 내놓으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현지업체들이 인도시장에 난립해 10만 원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도 잇따라 내놓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지금과 같은 시장입지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 스마트폰시장이 수년 안에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고 4G규격의 초고속 통신망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런 시장성장에 따라 향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시장에서 저가업체의 공세에 맞서 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슬래시기어는 “링잉벨스가 장기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지만 삼성전자 등 대형업체의 스마트폰에 맞설 경쟁력을 갖춘 것은 확실하다”며 “이런 시장변화가 가속화되며 스마트폰업체들의 대응전략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