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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재무전문가 이환주, 통합 KB라이프생명 기틀 다져 위상 높인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11-24 16: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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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환주 KB생명 대표가 내년 1월 출범하는 KB라이프생명의 초대 대표로 내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KB금융그룹에서는 KB금융지주 CFO(최고재무관리자)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KB금융 재무전문가 이환주, 통합 KB라이프생명 기틀 다져 위상 높인다
▲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내정자(사진)가 리더십 시험대에 본격적으로 올랐다. 기틀을 잘 잡으면 그룹에서 입지가 단단해질 수 있다. 

이환주 대표 역시 KB금융지주 CFO 출신으로 앞으로 임기 2년 동안 KB라이프생명의 기틀을 잘 잡으면 그룹 내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KB라이프생명 초대 대표 후보로 이환주 대표가 낙점된 것과 관련해 KB금융의 ‘하나의 회사, 하나의 KB(One Firm, One KB)’ 전략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에서는 KB금융이 내년 1월1일 출범하는 KB라이프생명과 관련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이환주 단독대표체제 혹은 이환주 민기식 각자대표체제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으로 바라봤다.

민기식 대표가 오랜 기간 푸르덴셜생명을 이끌어 온 만큼 윤 회장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화학적 결합에 힘을 준다면 각자대표체제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윤 회장은 이환주 대표 단독체제를 선택했다.

이 대표가 KB생명에 오기 전까지 KB금융지주 CFO를 지낸 만큼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점 등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에서는 ‘하나의 회사, 하나의 KB(One Firm, One KB)’ 전략에 따라 계열사 사이 협업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 대표는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등 주요 계열사와 협업을 확대할 적임자로 꼽힌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이 대표의 전임 KB금융지주 CFO,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김기환 사장의 전임 KB금융지주 CFO다.

해외사업 확대를 향한 기대감도 이 대표 선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현재 생명보험사업 역시 인도네시아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시기상 이 대표 취임 이후 사업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인도네시아를 해외 핵심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생명보험을 제외하고 KB국민은행과 KB증권,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손해보험 등 자산규모가 10조 원이 넘는 KB금융 주요 계열사는 모두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다.

KB금융지주 보험부문과 글로벌부문은 현재 양종희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데 양종희 부회장 역시 KB금융지주 재무책임자 출신으로 이 대표와 공감대가 많다.

해외 진출 등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는 아무래도 단일대표체제가 각자대표체제와 비교해 의사결정이 빨라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화합적 결합 역시 이 대표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KB생명은 현재 본사를 서울 여의도에서 역삼동 푸르덴셜생명 사옥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12월25일까지 이사를 마치고 KB생명 임직원들은 12월26일부터 새로운 건물로 출근한다.

본사 이전을 마치고 내년 1월1일 통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이 출범하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물리적 결합은 큰틀에서 마무리되는데 이후 본격적 화학적 결합은 만만치 않은 일로 여겨진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임금과 직급체계 등 국내기업와 외국계기업의 통합과정에서 으레 나타나는 조직문화 차이뿐 아니라 각각 방카슈랑스와 설계사 조직을 중심에 두는 등 영업방식에서도 크게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8월 말 기준 KB생명에는 360명, 푸르덴셜생명에는 404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작은 조직이 큰 조직에 흡수되는 형태가 아니라 대등한 규모를 지닌 두 조직의 통합인 만큼 화학적 결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두 조직 사이 갈등은 예상보다 오래 갈 수 있다.

이는 KB금융이 2020년 하반기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뒤 2년 동안 통합워크숍 등을 통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보험업계에서 진정한 화학적 결합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익성 개선도 이 대표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푸르덴셜생명은 순이익(지배기업지분 기준) 2077억 원을 냈고 KB생명은 순손실 519억 원을 봤다. 2021년 같은 기간보다 푸르덴셜생명은 19% 줄었고 KB생명은 손실 규모가 3배 가까이 커졌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3분기 말 기준으로 각각 25조818억 원, 10조1804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을 단순 합산하면 KB라이프생명의 자산은 35조 원이 넘어가는데 이는 KB금융에서 KB국민은행과 KB증권, KB손해보험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다.

하지만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을 합치면 1500억 원대로 순이익 기준 순위가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 KB캐피탈에 이어 6위까지 떨어진다.

 
KB금융 재무전문가 이환주, 통합 KB라이프생명 기틀 다져 위상 높인다
▲ 서울 강남구 역삼동 푸르덴셜생명 본사. <푸르덴셜생명>

이 대표가 KB라이프생명의 안정적 출범과 안착을 이끌어 내면 개인적으로도 그룹 내 위상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KB금융지주 CFO 출신인데 KB금융에서는 윤종규 회장을 비롯해 지주에서 그룹 전반의 재무를 책임졌던 인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KB금융에서 양종희 부회장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등이 KB금융지주 재무 책임자 출신이다.

특히 양종희 부회장은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KB금융지주 재무를 책임지다 2016년 초 갓 KB금융에 합류한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대표에 올랐는데 이후 KB손해보험의 안착을 이끈 공을 인정 받아 2020년 말 인사에서 윤종규 회장시대 첫 부회장에 올랐다.

이 대표는 CFO 출신답게 숫자에 밝으면서도 열린 소통의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생명 대표 취임 이후 실무자의 의견을 직접 듣고 이를 업무에 반영하는 ‘CEO런치’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올해 1년 동안 KB생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CEO런치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KB리브콘서트를 가고 싶다는 직원의 말을 기억했다가 후에 대표 앞으로 나온 VIP티켓을 보내줬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통합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타운홀미팅을 열고 KB생명이 후원하는 키움히어로즈 경기에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모든 임직원을 초대하는 행사를 마련하는 등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유기적 통합을 위해서도 힘썼다.

다만 한 사업체 대표를 맡아 이끈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이 대표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1964년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필란드 헬싱키경제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민은행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CFO 부사장 등을 거쳐 2022년 1월 KB생명 대표에 올랐다.

KB금융지주는 전날 인사 발표자료에서 “이환주 대표는 지주와 은행의 핵심 직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그룹 사업에 높은 이해도를 겸비하고 있다”며 “사업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인사이트와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시각이 강점인 인물로 KB생명 대표 취임 이후 체질개선을 이끄는 등 수준 높은 경영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향후 존속법인인 푸르덴셜생명 이사회를 거쳐 KB라이프생명 최종 대표로 확정된다. 임기는 2023년 1월부터 2년이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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