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2-11-21 16: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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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가로 25㎝, 세로 17㎝, 5조각’이라는 새로운 규격의 피자를 앞세운 프랜차이즈 고피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임재원 대표가 2016년 한강공원에서 푸드트럭으로 사업을 시작한 고피자는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진출했다. 2022년 11월 말 기준 고피자의 전체 매장 수는 5개국, 160여 개에 이른다.
▲ 2016년 한강공원에서 푸드트럭으로 사업을 시작한 고피자는 6년 만에 국내외 매장 160여 곳을 거느린 피자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임재원(사진) 고피자 대표는 광고회사에 재직하던 당시 기존 피자 프랜차이즈의 양과 가격, 조리시간에 아쉬움을 느낀 뒤 1인 피자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새로운 피자 사업을 구상했다.
임 대표는 고피자를 국내 최초의 외식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21일 고피자가 삼양식품과 새로운 메뉴개발 및 마케팅 협력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고피자를 이끄는 임 대표를 향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협력 소식을 두고 향후 삼양라면의 글로벌 인기상품 ‘불닭볶음면’을 활용한 메뉴개발이나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고피자는 창업 뒤 비교적 이른 시기에 해외로 진출했다. 임 대표가 '큰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큰 지역에 가야한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피자는 2019년 인도를 시작으로 2020년 싱가포르, 2021년 홍콩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에 매장을 냈다. 고피자는 현재 해외 4개국에서 매장 30여 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른다.
특히 인도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고피자의 2021년 인도 매출은 2020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임 대표는 일찍이 인도를 고피자의 해외 진출 전략지역으로 꼽고 인도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벵갈루루 지역에 매장을 냈다. 이와 함께 이미 인도에 진출한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위해서 브랜드 포지션을 고품질·고가로 잡았다.
지난달 21일 고피자는 시리즈C 투자로 250억 원을 유치했는 데 임 대표는 대부분의 자금을 해외시장 확대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한 국내 매체와 인터뷰에서 "고피자의 해외매장을 2022년 상반기 기준 30여 곳에서 2023년 말까지 200여 곳으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피자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임 대표의 이력은 사실 식음료 업종과는 거리가 있다.
임 대표는 1989년생으로 유년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뒤 국내로 돌아와 명덕외국어고등학교를 2007년에 졸업했다. 이후 싱가포르경영대학교를 2012년 졸업한 뒤 다시 귀국해 카이스트에서 경영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임 대표는 광고회사에 재직하던 시절 퇴근 후 피자 매장에 자주 들렀는데 피자 1판이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고, 가격은 비싸며, 나오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부담없는 양과 가격으로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피자를 만들어 선보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먼저 준비가 필요했다. 그는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 운영 노하우를 익히기 위해서 매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른바 ‘투잡’을 뛰었다.
창업준비를 마친 임 대표는 2천만 원을 모아 푸드트럭 1대를 마련한 뒤 한강공원에서 피자 판매를 시작했다.
임 대표는 2017년 고피자 법인을 설립한 뒤 1만 원대 이하의 가격으로 1인 피자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화덕과 반죽 특허기술 등을 통해 피자 조리에 들어가는 인력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죽 특허기술인 파베이크 도우는 피자 반죽(도우)을 약 70% 정도 미리 구운 뒤 급속 냉동하는 기술이다. 고피자는 본사 공장에서 도우를 생산해 전국 매장에 납품하는데 최근 충북 음성에 월 100만 장의 생산능력의 ‘파베이크 도우 이노베이션센터’를 완공했다.
개별 매장에는 피자 제조에 투입할 시간과 인력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생산과정 자동화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5일 고피자는 피자 조리를 완전 자동화한 스마트운영체제 ‘고비스’를 선보였다.
고비스의 뿌리는 임 대표가 2017년 특허를 낸 화덕 ‘고븐’에 있다. 고븐은 피자 소스와 양념을 뿌리는 것과 커팅 등의 조리과정을 자동화해 피자 생산에 필요한 인력 투입과 시간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임 대표는 고피자를 국내 최초의 ‘외식 유니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시리즈C 투자 당시 고피자의 기업가치 1500억 원에 불과해 아직 갈 길은 멀다.
임 대표는 지난달 5일 카이스트 경영대학 동문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일단 사업을 크게 하려면 큰 시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고피자는 1만 개 이상의 매장을 목표로 하면서 맥도날드와 같은 시가총액이 200조 원 이상 되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