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2024년부터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TSMC 공장에서 반도체를 조달한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0월 독일에서 현지 엔지니어와 소매담당 직원들이 참여한 내부 회의에서 반도체의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현재 애리조나에서 건설되고 있는 공장에서 반도체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0월 독일에서 열린 내부회의에서 2024년부터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
팀 쿡 CEO는 “애플은 이미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를 받기로 결정했고 이 공장은 2024년에 가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산 반도체를 공급받는 데 2년 혹은 그보다 조금 덜 걸릴 수도 있다”며 “일부 반도체는 유럽에서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쿡 CEO가 발언한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은 TSMC 공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현재 120억 달러(약 15조7천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2024년부터 5나노 이하 반도체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쿡 CEO가 언급한 유럽 내 반도체 공급선도 TSMC로 추정되고 있다.
TSMC는 현재 유럽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으로부터 공장 건설 요청을 받고 있으며 독일 정부와는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한 뒤 공장 부지를 검토하기 위해 직원까지 파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도 2024년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워 미국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인텔은 과거 맥북 등 주요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공급했다. 다만 애플이 직접 반도체 설계를 시작하면서 인텔이 설계한 반도체를 쓸 필요가 없어졌고 다시 애플이 인텔 칩을 사용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 맥, 에어팟 등 주요 제품의 반도체 제조를 대부분 TSMC에 맡기고 있다. TSMC는 대만 현지 공장에서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칩을 제조한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의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 애플은 미국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공급받기를 원하고 있다. 애플이 최근 아이폰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인도로 점차 옮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미국 국회에서 통과된 520억 달러(약 68조 원) 규모의 반도체지원법은 아시아에 의존하던 애플의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계획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쿡 CEO는 독일에서 열린 회의에서 “미국 반도체지원법과 유럽의 보완적인 노력이 반도체 산업을 재편시킬 수 있다”며 “나는 반도체가 생산되는 지역을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상당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