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디펜스와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등 한국 방산업체들이 군사무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빠른 수요 대응 능력을 앞세워 세계 방산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과 달리 무기를 수출하는 국가에 별도의 정치적 및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은 록히드마틴 등 미국업체와 경쟁에 약점으로 꼽혔다.
▲ 한국이 세계 방산시장에서 핵심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포브스가 분석했다. 사진은 한화디펜스의 K-9자주포.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8일 “한국은 어느새 세계 최대 방산 수출국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게 됐다”며 “특히 올해 들어서는 성장에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올해 중순 폴란드에 88억 달러 규모의 전투기 및 전차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자주포 수출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포브스는 한국이 폴란드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선호하는 군사무기 공급 국가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군사적 압박 강화,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 등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한국 방산업계에 중요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는 포브스를 통해 “한국 방산업체들의 ‘골드러시’가 시작된 것”이라며 “한국이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기술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세계 최대 방산 수출국인 미국은 현재 단기간에 급증하는 수요에 모두 대응하기 어렵고 인력 부족 문제도 겪고 있어 해외 국가의 군사무기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반면 현대로템 등 한국 방산업체들은 수출 대상 국가가 원하는 기한에 맞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전차 등 다양한 군사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포브스는 한국 방산업체들이 수출 국가에서 군사무기를 직접 생산하고 기술을 이전하는 데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SIPRI는 한국의 철저한 사후보증 정책과 까다로운 조건이 없는 수출계약도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업체와 비교해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산 군사무기의 기술력 역시 미국이나 독일 등 주요 방산 수출국의 제품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을 만큼 우수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포브스는 한국이 2010년 이후 자체 방산 기술력 강화에 힘쓰고 수출 확대에도 주력해 온 결과가 지금과 같은 성장 기회를 이끌었다고 바라봤다.
다만 SIPRI는 한국 방산업체가 미국 경쟁업체와 수주 대결에서 뚜렷한 약점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다른 국가에 군사무기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동맹을 약속해 군사적 및 정치적 지원을 약속하는 반면 한국산 무기를 수입하는 일은 이런 부가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다른 국가와 군사적 충돌을 우려해 유사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하는 국가에서는 미국산 무기 수입을 완전히 한국산으로 대체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분석된다.
SIPRI는 “한국은 남중국해 등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했을 때 분쟁에 개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미국업체에서 군사무기를 수입했을 때는 미국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