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발전당진 인수전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가 동부발전당진과 동부제철 인천공장 패키지 인수를 포기한 것이 되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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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발전당진 매각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내놓안 동부그룹 자구안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그동안 패키지 매각을 밀어붙인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산업은행이 동부발전당진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SK가스, 삼탄, 대림, 대우건설, GS, E1 등이 인수의향을 밝힌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매각대상은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발전당진 지분 60%다.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으로부터 매각권한을 위임받아 동부발전당진과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포스코에 패키지 매각하려고 했다. 그러나 포스코가 지난 달 말 패키지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히면서 산업은행은 두 매물을 개별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산업은행은 패키지 매각이 좌초된 뒤 시장에서 매력적 매물로 꼽히는 동부발전당진 매각을 우선 추진했다. 지난 1일 국내기업에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투자설명서를 발송해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에 11일부터 약 2주 동안 실사기회를 부여한다. 예비입찰 과정을 생략함에 따라 실사가 끝나는 이달 말 본입찰을 진행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달 초 선정된다.
포스코는 패키지 인수를 포기한 데 이어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개별인수도 포기했다. 최근 동부발전당진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동양파워를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불참했지만 다수의 다른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동부발전당진 인수전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포스코의 동양파워 인수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에너지가 화력발전사업권을 보유한 동양파워를 시장예상가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인 것이 동부발전당진의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부발전당진 매각가격은 화력발전사업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시장예상가인 3천억 원을 호가할 것으로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또 동부발전당진 인수가 화력발전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거론되는 점도 인수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동양파워 매각이 완료되면서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 중 화력발전사업권을 보유한 매물은 동부발전당진이 유일하다. 정부가 올해 말 발표할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화력발전사업권이 포함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발전당진의 발전용량 1천 메가와트로 동양파워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2020년에야 완공되는 동양파워 발전소와 달리 동부발전당진 발전소는 이르면 올해 안에 완공되고 2018년부터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인수자가 부담해야 하는 발전소 건설비용도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2조 원 상당으로 4조 원이 드는 동양파워보다 덜 부담스럽다. 동부발전당진이 서해안의 대규모 산업단지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제대로 완료될 경우 동부건설은 최소 3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오는 9월 500억 원, 11월 344억 원의 만기도래 회사채를 상환하기에 충분한 자금이다. 동부그룹 거의 모든 계열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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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겸 KDB산업은행장 |
동부발전당진 매각으로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산업은행이 패키지 매각을 고수하면서 포스코와 매각 협상에 돌입한 지난 2월 말부터 4개월여의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산업은행은 패키지 매각을 고수한 데 대해 “동부제철 인천공장만으로 시장에서 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마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산업은행 책임론은 부각될 수밖에 없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인천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라며 “인수능력을 갖춘 곳이 많지 않을 뿐 인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바오산철강, 사강그룹, 서우두강철, 대만 차이나스틸 등이 동부제철 인천공장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