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드사들이 플레이트 디자인에 아이돌 사진이나 로고를 넣고 팬덤 활동에 특화한 혜택을 제공하는 일명 ‘아이돌 카드’를 쉬지 않고 내놓고 있다.
아이돌 사진이나 이름을 넣는 것만으로도 카드가 다른 데서 구할 수 없는 한정판 굿즈(기획상품)의 가치를 지니게 되기 때문에 이런 상품을 앞세우면 아이돌을 좋아하는 MZ세대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이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고 카드업계는 바라본다.
▲ 카드사들은 MZ세대를 고객으로 모시기 위해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상품을 쉬지 않고 내놓고 있다. 사진은 신한카드가 2021년 9월 출시한 방탄소년단 사진이 들어간 ‘위버스 신한카드.’ <신한카드>
24일 신한카드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인 스트레이키즈(Stray Kids)와 있지(ITZY)의 팬을 공략할 수 있는 아이돌 체크카드 2종을 출시했다.
새로 나온 카드 2종은 각각 스트레이키즈와 있지(ITZY) 팬클럽 로고와 응원봉 색상으로 각각 디자인돼 있고 가입하면 미공개 포토카드도 받을 수 있어 이들 팬이라면 탐이 날 수밖에 없다.
연회비도 없는 체크카드라 가입에 부담도 없다.
여기다 이 카드는 동물 보호나 환경 보호, 사회적 나눔 등의 가치 실현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의 소비 경향도 반영하고 있다.
이 카드는 이용자가 국내외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의 일부가 사회공헌단체에 전달되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 특히 기부자 이름이 아이돌 팬클럽 이름으로 올라가 아이돌 팬들로서는 아이돌과 팬 모두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서태지씨가 대중문화 전반을 좌우하던 2000년대 초반에도 ‘서태지 신용카드’가 있었을 만큼 카드사 마케팅에서 인기 연예인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카드 상품이 부쩍 늘고 있다.
카드사들이 MZ세대 공략을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아이돌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는 금융 생활에서도 재미와 성취감, 가치 등을 추구하기 때문에 단순한 상품만으로는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 MZ세대가 흥미를 느끼거나 소장할 만하다고 여길 요소가 상품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고객으로 모시기도, 계속 거래 관계를 이어가기도 어려운 셈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MZ세대는 재밌거나 성취감을 주는 상품이 등장하면 이를 경험해보기 위해 기존상품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특성은 충성고객으로 자리잡기 어려운 요소로 작용하므로 빅테크와 전통적 금융사 사이 협력과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MZ세대는 2021년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전체 인구에서 26%를 차지하고 앞으로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진행되면서 이들 세대가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에 내놓는 아이돌 카드는 아이돌 팬들에게 한정판 굿즈로 여겨질 수 있어 이들을 카드사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아이돌 그룹이 내놓는 앨범에 포토카드를 한 장씩만 넣어 놓고 모든 포토카드를 소유하려면 결국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움직임만 봐도 한정판 굿즈가 얼마나 강력한 가입 동기로 작용할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신한카드는 과거부터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카드를 적극 내놓고 있다. ‘서태지 신용카드’도 신한카드에서 나왔다.
신한카드는 이날 스트레이키즈와 있지의 체크카드를 내놓기 전에도 갓세븐과 트와이스, 데이식스 등의 체크카드를 출시한 적이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의 자회사와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등 인기 아이돌을 디자인에 활용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