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중국 정부에서 진행하는 전기차 배터리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향후 사업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국내업체의 배터리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경우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전기차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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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
21일 삼성SDI 주가는 전일보다 1.78% 하락한 11만500원에, LG화학 주가는 3.56% 하락한 25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중국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업체 인증심사 결과에서 두 업체가 통과하지 못하면서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중국 정부기관인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일정한 품질과 설비 등 조건을 충족해 인증을 받은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할 목적으로 알려진 새로운 규제를 도입했다.
중국정부는 현재 4차까지 진행된 심사에서 57개 기업을 통과시켰는데 대부분이 중국 현지업체 또는 중국자본이 투입된 해외업체로 중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견제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인증에서 탈락한 이유는 아직 통보되지 않았다. 이들은 향후 5차 심사를 위해 다시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정부가 실제로 인증을 통과한 업체에만 보조금을 지급할지, 또 이 방침을 언제부터 전면적으로 실행할지는 전혀 알려져있지 않고 있다. 당장 올해 7월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2018년부터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사업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온힘을 쏟고 있는데 향후 사업전망이 완전히 미궁에 빠진 것이다.
NH투자증권은 LG화학의 2017년 전기차배터리 매출에서 중국비중이 20%인 4천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져 실적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SDI의 경우 중국 매출비중은 30% 정도로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중국정부의 이번 인증결과가 적용되는 시기가 명확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5차 인증심사에서 긍정적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부정적인 전망은 이번 인증심사결과가 올해 7월부터 곧바로 적용되며 삼성SDI와 LG화학이 다음 인증심사를 받을 때까지 중국 고객사를 놓쳐 3분기부터 실적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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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보조금 지급정책이 7월1일부터 적용되면 당장 국내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5차 심사결과가 3분기 안에 확정되지 않는다면 올해 전체 실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인증심사가 무난히 통과된다 해도 중국정부의 특성상 언제든 정책을 변경할 수 있어 계속해 위험성을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정부는 최근 국내업체가 생산하는 종류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앞으로 이런 위험을 피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의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중대형 배터리의 매출처도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 확대해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실제로 자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면 중국사업 전망은 앞으로 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며 “실적기여 시기가 늦더라도 고객사 기반을 유럽 등으로 확대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