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10-18 11: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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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광동제약이 미국 시장에서 검증된 여성성욕저하 치료제의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미국 제약사 팰러틴테크놀로지스(팰러틴)이 개발한 여성성욕저하 치료제 바이리시의 임상을 진행 중인데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광동제약이 도입하는 여성성욕저하 치료제 바이리시의 미국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수요가 어느 정도일지 주목된다.
광동제약의 바이리시가 출시되면 국내 시장에 처음 나오는 여성성욕저하 치료제가 된다.
하지만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문화를 가진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요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8일 팰러틴에 따르면 회계연도 2022년(2021년 7월1일~2022년 6월30일)에 미국에서 바이리시 판매로 매출 580만 달러, 순수익 120만 달러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매출 470만 달러에 순손실 28만 달러를 본 것과 비교해 수익성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바이리시가 출시 후 시장에 안착하면서 마케팅 등 비용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바일리시의 성장세는 올해 하반기인 회계연도 2023년 1분기(2022년 7월1일~2022년 9월30일)에도 이어졌다. 이 시기 바일리시 순수익은 85만6천 달러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400% 증가했고 전 분기보다는 20% 늘었다.
팰러틴은 바이리시 전체 처방 중 50% 이상이 반복조제(리필)돼 환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리시 처방을 받은 환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같은 약물을 다시 받아갔다는 뜻이다.
바이리시가 미국에서 순조롭게 판매실적을 확대해나가는 것은 이를 도입하는 광동제약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리시는 팰러틴이 개발한 약물로 성기능과 관련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여성의 성적 욕구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2019년 9월 미국에서 폐경 전 여성의 성욕저하장애(HSDD) 치료제로 출시됐다. 일회용 피하주사 형태로 개발돼 의사 처방에 따라 환자가 필요할 때 스스로 투여하면 된다.
광동제약은 2017년 11월 팰러틴과 바이리시에 대한 국내 독점 판권계약을 체결한 뒤 2020년 5월 국내 가교임상3상에 들어갔다. 가교임상은 해외에서 개발된 약이 국내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내는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광동제약은 당초 임상을 마친 후 2022년 바이리시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코로나19로 임상환자 모집이 늦어져 출시시기가 다소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동제약은 바이리시가 상당한 인기를 끌 수 있다과 본다. 여성의 성 문제 관련 치료제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남아있어서다.
현재 남성의 성 문제 해결을 위한 약물은 많다.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여성용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국내에서는 여성성욕저하에 대한 치료제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반면 시장 규모는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동제약에 따르면 국내 기혼여성 48.9%가 성욕저하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바이리시의 국내 흥행 성적이 미국에서처럼 좋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의 성문화가 비교적 보수적인 만큼 바이리시 수요도 기대처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의약품 판매가 비교적 적은 광동제약에서 바이리시가 새로운 스타 약물로 떠오를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광동제약 매출에서 백신과 항암제 등을 판매하는 병원영업 비중은 4.6%에 그쳤다. 반면 쌍화탕·청심원 등을 판매하는 약국영업과 건강음료를 판매하는 유통영업, 삼다수를 판매하는 생수영업 비중은 71%에 이르렀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