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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따뜻한 리더십에 인수합병 의욕적, 겸손과 성실 몸에 배 [2022년]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10-1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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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지선은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다.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2030년 총매출 40조 원을 목표로 신규투자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으며 헬스케어 바이오 친환경 고령친화 분야의 신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통부문에서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면세점사업의 흑자전환과 함께 제조업분야에서 식품과 패션, 가구의 유통채널을 확대해 시너지를 내는 데 힘쓰고 있다.

1972년 10월20일 서울에서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정 명예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삼남이다.

서울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현대백화점에 경영관리팀 부장으로 입사해 기획실장 이사, 기획관리담당 부사장을 거쳐 현대백화점그룹 총괄부회장을 지냈다.

30대 초반에 부회장에 오른 뒤 35세에 회장에 취임해 처음에는 신중한 경영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점차 인수합병에 의욕을 보이면서 리바트, 한섬, SK네트웍스 패션부문, 한화L&C, 현대바이오랜드, 지누스를 인수했는데,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낸 데 이어 동대문과 인천공항에도 매장을 여는 등 면세점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패션 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사업을 시작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경영활동의 공과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정지선은 현대백화점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9월16일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공시를 통해 인적분할로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분할 기일은 2023년 3월1일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살펴보면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과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로, 현대그린푸드는 현대그린푸드(가칭) 현대지에프홀딩스(가칭)로 각각 나뉘게 된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한편 주주가치와 권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회사의 역할을 강화해 경영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지배구조 개편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그동안에도 실질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 내 양대 지주회사로 기능해 왔는데 이런 체제를 법적으로 공식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살펴보면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36.9%, 현대면세점 100%, 현대쇼핑 100%, 한무쇼핑 46.3%, 현대홈쇼핑 15.8%,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리바트 41.2%, 현대에버다임 45.2%, 현대이지웰 28.3%, 현대드림투어 100%, 현대아이티앤이 95%, 현대홈쇼핑 25.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정지선과 그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

2022년 2분기 말 기준으로 정지선의 현대백화점 지분은 17.09%, 정교선 부회장의 현대그린푸드 지분은 23.8%다.

인적분할 이후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정지선은 지주회사 현대백화점홀딩스 지분을 20% 중후반대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홀딩스도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넘겨받는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로 현대백화점에 대한 지배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모든 주주의 이익이 일체 침해되지 않고 증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 시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선택권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현대백화점그룹 실적.
△‘유통업계의 볼모지’ 광주광역시에 대형쇼핑몰 설립 추진
광주광역시가 대형쇼핑몰 유치에 나서자 정지선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광주는 호남지역 최대 도시이지만 ‘유통업계의 불모지’로 불려왔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7월6일 '더현대광주' 설립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입지 후보지는 광주광역시 북구 일대의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약 31만㎡다.

정지선이 광주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소비도시로서 광주가 지닌 잠재력에 비해 쇼핑 인프라가 덜 갖춰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에는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롯데백화점 광주점, NC백화점 광주역점 등 백화점 3곳이 있으나 창고형할인매장이나 프리미엄아울렛 같은 대형 복합쇼핑몰은 없다.

광주의 분위기도 변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광주의 시민단체들이 소상공인의 생존을 우려해 대형쇼핑몰 유치에 반대했고, 행정기관도 시민단체들의 눈치를 보며 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 윤석열 후보가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하면서 바뀌었다. 이후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 빅3가 광주에 대형쇼핑몰 설립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는 광주에 따로 법인을 두고 광주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해왔는데 현대백화점의 더현대광주 설립 추진 발표와 비슷한 시기에 광주 복합쇼핑몰 설립 추진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 역시 광주에 대형쇼핑몰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선이 광주에서 ‘더현대’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백화점 입지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여겨져온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서울을 개장해 성공한 사례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의 더현대광주 설립 추진을 두고 그동안 신중한 경영 행보를 보여온 정지선이 자신만의 색깔 내기에 들어갔다고 보기도 한다. 광주시가 대형쇼핑몰 유치를 위해 후보 기업들을 저울질할 때 설립 의지를 밝히며 선수를 쳤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는 2022년 9월7일 '복합쇼핑몰 신활력행정협의체'를 구성하고 복합쇼핑몰 사업제안서 접수에 들어갔다.

민간 사업자가 복합쇼핑몰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 협의체는 법적 요건과 행정적, 기술적 사항을 검토한 뒤 도시계획‧환경영향평가‧교통영향평가‧상권영향평가‧건축위원회 심의 등을 일괄 진행하며 행정처리를 지원한다.

△더현대서울 성공
정지선은 여의도에 ‘더현대서울’을 출범시키고 MZ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정지선은 더현대서울의 성공 사례를 더현대대구, 더현대광주 등으로 이어가기 위해 대구에서는 리모델링, 광주에서는 신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개장 첫해에 8천억 원의 거래금액을 달성하며 현대백화점의 주력 매장으로 떠올랐다. 조만간 백화점 업계에서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연간 거래금액 1조 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현대서울의 빠른 성장에는 적극적인 팝업스토어 유치가 도움이 됐다. 자동차, 아이돌 신작앨범, 주류 등 다양한 상품의 팝업스토어 행사를 열면서 MZ세대의 발길을 붙잡았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2022년 8월 초 기준으로 더현대서울의 일평균 방문객은 5만 명이며 이 가운데 65%가 MZ세대다.

더현대서울에서는 2022년 1월부터 7월까지 팝업스토어가 150여 회 운영됐다. 신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려면 기본적으로 2~3개월은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현대서울은 개장 1주년 만에 서울에서 가장 ‘핫한’ 문화공간이 됐다.

자연친화적 미래형 백화점인 '더현대서울'은 2022년 2월26일 개장 1주년을 맞았다. 더현대서울은 개장 후 1년 만에 ‘정지선의 야심작’이라는 평가에 어울리는 성장을 거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은 지하 7층, 지상 8층 규모이며 영업면적만 8만9100㎡에 이른다.

더현대서울의 탄생은 정지선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정지선은 서울 여의도 파크원이 조성될 때 백화점 건축 입찰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며 사업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룹 안에서 업무지구라는 여의도의 특성에 비추어 고객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정지선은 “여의도점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의 천장을 유리로 만들어 자연채광이 되도록 했고, 고객 휴식 공간을 매장 공간보다 더 많이 설정했다. 백화점 업계의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깨트리며 더현대서울을 꾸민 것이다.

정지선은 점포 이름도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아닌 '더현대서울'로 지었다. 점포 이름에 ‘서울’을 넣은 것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처음이다.

더현대서울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개장 후 첫 주말에 100만 명이 다녀갔고, 2021년 2월28일 하루 매출이 102억 원에 이르러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이후 단일 매장의 하루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지선은 더현대서울의 지속 성장을 위해 명품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2년 7월 말 정지선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똥의 마이클 버크 회장과 면담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8월31일 목동점 루이비통 매장을 폐점했다. 이를 두고 국가별 매장 수를 제한하는 루이비통이 새로운 매장을 열기 위해 기존 현대백화점 목동점 매장을 폐점시킨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다양한 신사업 모색
정지선은 와인, NFT 등 현대백화점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만한 신사업을 적극 물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6월9일 '블루베리NFT'라는 기업과 디지털 콘텐츠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백화점은 고객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2022년 7월18일부터 블루베리NFT와 '스포츠 NFT 팝업스토어' 이벤트를 열고 한국프로농구(KBL), 한국배구연맹(KOVO), 한국프로축구(K리그) 소속 선수들의 데뷔 시즌 영상을 담은 대체불가토큰을 판매했다. 2주 동안 운영된 이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인원은 4천여 명에 이른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1월27일 'META HYUNDAI DEPARTMNET STORE(메타 현대백화점)'의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도 타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2022년 10월 현재까지 구체적인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정지선은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국내 와인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와인 수입 규모는 2021년 5억5981만 달러로 2020년보다 68% 늘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3월 와인 수입·유통 전담 회사 비노에이치를 설립했다. 비노에이치의 대표이사에는 현대그린푸드 와인사업부를 맡아온 송기범 소믈리에를 앉혔다.

비노에이치는 프리미엄 와인과 유기농 와인을 수입해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와이너리(와인 양조장) 10여 곳과 와인 100여 종을 수입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복합주류 매장 와인웍스도 2022년까지 3곳에서 6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와인 사업은 유통업계 라이벌들보다 다소 늦은 편이다. 롯데그룹은 2021년 말 초대형 와인 매장 보틀벙커를 선보였고, 신세계그룹은 2022년 초 미국 와이너리 셰이퍼빈야드를 인수했다.

현대백화점은 이 밖에 고객층 확보에 유리한 신규 브랜드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5월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나이스웨더에 30억 원을 투자했고, 2022년 6월 맞춤형 천연가죽 액세서리 제조 기업 스미스앤레더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디지털 전환에 속도
정지선은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가 디지털 전환에 있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그는 2022년 신년사에서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고 업종과 업태별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생기면서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며 “고객의 변화된 요구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내외부 협력을 통해 가치의 합을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2년 3월28일 현대백화점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 'H.포인트페이'가 출범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1곳의 계열사별 전문몰을 중심으로 온라인 영역을 확장해왔는데 각 계열사 전문몰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도입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2017년 통합 멤버십 서비스 H포인트를 론칭한 데 이어 고객에게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말까지 계열사 전문몰 11곳에 'H.포인트페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정지선이 그리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은 더현대서울의 6층에 자리한 무인매장 '언커먼 스토어'다.

언커먼 스토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IT 전문 계열사 현대IT&E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협업해 만든 무인매장이다. 고객이 QR코드를 인식시켜 매장에 입장한 뒤 상품을 들고 나가면 사전에 등록된 결제수단으로 3분 내에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언커먼 스토어는 2022년 3월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방문객 가운데 85%가 30대 이하여서 MZ세대가 주된 고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선은 2021년 말 현대백화점의 디지털 관련 조직을 개편하며 온라인 전환의 고삐를 죄었다.

조직개편으로 디지털 사업과 온라인몰 사이 시너지 창출, 신사업 검토, 빅테이터와 데이터 마케팅 업무 등을 담당하는 디지털사업본부가 출범했다.

디지털사업본부는 100여 명 규모의 조직으로 아래에 커머스사업팀, 온라인식품사업부, 디지털전략담당을 두고 있다. 초대 본부장에는 권태진 상무가 임명됐다. 그는 대구점장, 중동점장을 거쳐 본사 E커머스 사업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정지선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외부 협력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1년 8월26일 KT와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홈쇼핑에 인공지능 기반 콜센터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를 구축하고 현대백화점의 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물류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정지선은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기술적으로 지원할 계열사 현대아이티앤이(현대IT&E)를 2018년에 설립했다. 현대아이티앤이는 그룹 계열사들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클라우드 인프라 등 디지털 기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더현대서울의 무인매장 언커먼 스토어, 현대백화점의 VIP라운지 얼굴인식 출입시스템과 VR스테이션도 현대아이티앤이의 작품이다.

△지누스에 그룹 역사상 최대 베팅
정지선은 온라인 가구업체 지누스를 인수하고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누스는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뒤 주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누스 주가는 2022년 10월7일 종가 3만4900원까지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6천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누스는 2022년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2642억 원, 영업이익 92억 원을 냈다. 2021년 2분기보다 매출은 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8% 감소했다.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지누스의 2분기 실적 부진은 글로벌 원부자재 가격 상승, 미국 내 물류대란, 유통 단계 과잉 재고 등이 겹쳐 주된 판매시장인 미국에서 고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9월6일 지누스 관련 시너지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 ‘지누스관’을 열고 전국 매장 곳곳에서 지누스 팝업스토어 행사를 열기로 했다.

또한 현대리바트, 현대L&C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와 손잡고 상품 공동개발에 나서고 프리미엄 매트리스 라인업인 ‘지누스시그니처(가칭)’를 출시하기로 했다.

지누스의 체질 개선 작업도 예고했다. 매트리스 중심의 취급품목을 일반가구로 확장하고 북미 중심의 매출 구조도 유럽, 남미, 일본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누스는 현대백화점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한 중고가 시장 공략을 추진하는 한편 첨단기술 적용 상품 확보를 위한 기업 인수합병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3월22일 ‘아마존 매트리스’로 유명한 지누스를 약 8970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지누스의 창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윤재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었다.

지누스 인수는 현대백화점그룹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로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유통업계의 평가는 양분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4대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리빙 사업 강화를 위해 필요한 인수합병"이라는 평가와 "지누스는 중저가 매트리스 전문 기업일 뿐인데 무리한 투자"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현대L&C 액면분할과 무상증자
정지선은 현대L&C의 주식 액면분할 및 무상증자에 나서며 기업공개의 포석을 깔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건축자재 계열사인 현대L&C는 2021년 8월17일 주식을 1주당 5천 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L&C 주식 수는 54만 주에서 540만 주로 늘어났다. 무상증자까지 더하면 1620만 주로 30배가 됐다.

이에 대해 현대L&C의 모회사인 현대홈쇼핑은 자본금 확충과 중장기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식 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려놔야 상장 후 거래량이 유지되고 주가가 안정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현대L&C는 2014년도부터 2020년도까지의 감사보고서를 재작성하기도 해 액면분할이 기업공개 준비 작업이라는 의견에 더욱 힘이 실렸다.

현대L&C는 회계감사 과정에서 B2B 부문의 수익인식 방식 변경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회계법인으로부터 받아 감사보고서를 재작성했다고 밝혔다. 감사보고서 재작성으로 현대L&C의 2020년도 연결기준 매출이 9318억 원으로 1586억 원 줄어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L&C 인수는 한동안 '실패한 인수합병(M&A)'의 사례로 꼽혔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현대L&C(당시 한화L&C) 지분 100%를 3680억 원에 인수했는데 현대L&C는 2018년에 순손실 89억 원을 내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순이익이 28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대L&C는 2020년에 코로나19에 따른 인테리어 수요 급증으로 영업이익 379억 원, 순이익 178억 원을 거두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21년에는 영업이익 104억 원, 순이익 67억 원으로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흑자 기조는 이어졌다.

현대홈쇼핑의 본업인 홈쇼핑 사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성장이 정체했다.

현대홈쇼핑은 별도기준으로 2017년에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넘었는데 2021년에도 매출이 1조 800억 원에 머무르고 영업이익이 1천억 원대 중반에서 정체됐다. 이에 현대홈쇼핑은 자회사 현대렌탈케어를 통해 렌털 사업에 진출하는 등 신사업 확대에 나섰다.

현대홈쇼핑이 완전 자회사인 현대L&C를 상장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힘을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리바트의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지누스를 인수하며 종합 인테리어 사업을 키우고 있어 현대L&C의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식품전문관 투홈의 기능 강화
정지선은 식품전문관 투홈의 기능을 강화하며 현대백화점의 이커머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8월 말 온라인 식품전문관 '투홈'에 '브랜드 직송관'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신선식품, 주방생활가전, 건강기능식품, 전통주, 와인, 리빙 카테고리의 오픈마켓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투홈의 오픈마켓 서비스를 두고 컬리의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정지선은 유통업계에서 치열해지는 즉시배송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6월28일 신선식품 온라인 플랫폼 ‘e슈퍼마켓’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고 이튿날 e슈퍼마켓을 ‘투홈’에 통합시켰다.

e슈퍼마켓은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되는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구매자에게 당일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서비스 지역이 압구정본점, 대구점, 울산점 인근 지역으로 제한돼 이용자 수가 적었다.

이에 비해 2020년 출범한 투홈은 압구정본점을 비롯한 9개 매장에서 즉시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위한 전용 물류센터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투홈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즉시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현대글로비스와 배송업무 위탁 계약을 맺어 물류비용을 효율화했다. 또한 카테고리 다양화 등으로 몸집을 키우기보다는 식품관으로서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7월 국내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 실시하던 새벽배송(다음날 배송)을 즉시배송으로 한 단계 더 진화시킨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전기트럭 기반의 ‘이동형 MFC(소형 물류총괄대행 시설)’를 활용해 고객이 현대백화점의 식품 전문 온라인몰 투홈에서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30분 안에 집으로 배송해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즉시배송을 서울 압구정본점 반경 3km 이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뒤 다른 점포들에도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신세계그룹이나 롯데그룹 등 경쟁사와 비교해 온라인 사업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베이코리아, 요기요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정지선은 이베이코리아 등을 인수하는 데 많은 돈을 쓰기보다는 현대백화점이 강점을 갖춘 신선식품 분야에서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고객이 지정한 시간에 정확히 맞춰 상품을 배송하는 ‘적시배송’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만이 확보할 수 있는 신선식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신선식품 강자인 마켓컬리 등으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떼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강남권 30~40대 주부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신선식품 수요가 증가하는 데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투홈은 2020년 7월 출범한 뒤 1년 만에 회원수 50만 명을 달성했다. 투홈의 새벽배송 월 매출은 1년 사이에 184%, 즉시배달 서비스 매출은 같은 기간에 287% 늘었다.

△ESG경영 강화
정지선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힘을 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기획조정본부를 두고 그룹 차원의 ESG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ESG경영을 관리하기 위해 분기별로 실무 협의체도 운영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4월17일 통합 ESG 브랜드 '리그린'(Re;Green)과 '위드림'(We;Dream)을 선보였다. 환경 부문에서 리그린 브랜드, 사회 부문에서 위드림 브랜드를 앞세워 통일되고 일관된 브랜드 운영으로 ESG경영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인 ESG추진협의체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3월 전국 16개 점포에서 폐지와 폐페트병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폐지는 현대백화점 친환경 쇼핑백으로, 폐페트병은 현대식품관의 농산물 재생페트용기 원료로 재활용한다.

현대백화점은 4월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쇼핑백을 친환경 쇼핑백으로 바꾸었다.

백화점 쇼핑백은 고객이 직접 들고 다니면서 외부에 백화점의 고급 이미지를 알리게 하는 수단이다. 이런 쇼핑백을 친환경 종이로 만든 ‘황색’ 봉투로 대체한 것은 꽤나 파격적 조치로 여겨졌다.

한섬의 의류 폐기 방식 전환도 정지선이 추진하는 ESG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한섬은 그동안 재고 의류 처리를 불태워 없애는 방식으로 했다. 그러나 의류 생산 업체가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재고 의류를 고온·고압으로 성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로 재활용되도록 처리 방식을 바꿨다.

현대백화점의 가구·인테리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는 재생종이로 만든 완충재를 사용할 뿐 아니라 완충재의 재사용·재활용까지 하고 있다. 가구 배송에 사용한 완충재를 수거해 이상이 없는 것은 재사용하고 파손된 것은 재활용한다.

또 다른 계열사 현대홈쇼핑은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통해 7만 명의 고객에게서 124만 개의 아이스팩을 수거해 신선식품 배송에 재활용했다. 현대홈쇼핑은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19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지누스도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지 6개월 만에 ESG경영에 나섰다.

지누스는 2022년 9월19일 ESG경영의 일환으로 온실가스 감축 청사진을 내놨다.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사업장 차량의 전기차 전환 등을 통해 실질 탄소배출량 0을 달성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정지선은 2021년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50돌을 맞아 '비전 2030'을 선포하면서 ESG경영 강화 의지를 재천명했다.

정지선은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서 “앞으로 50년은 미래 세대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기업의 경제적 확장보다는 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ESG를 경영활동에 적극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선은 ESG 항목 가운데 지배구조(G) 부문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정지선은 2019년 계열사의 배당을 늘리고 투명경영을 확립한다는 내용이 담긴 기업지배구조헌장을 발표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에서 2018년 종합 B 등급에서 2020년 종합 A 등급으로 올랐다. 2021년에도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A를 얻어 종합 A 등급을 유지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최단 기간에 연간 거래금액 1조 원 매장으로 키워내
정지선은 2015년 개장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백화점 업계에서 최단 기간에 연간 거래금액 1조 원을 달성하도록 이끌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개장 5년 만인 2020년에 거래금액 1조74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 클럽’에 들었다. 이어 2021년에 거래금액 1조2413억 원으로 1조 원 클럽 내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정지선은 “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운 영업환경에서도 판교점이 총매출 1조 원을 달성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노고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

판교점의 거래금액 1조 원 달성은 국내 백화점 업계 최고 수준의 상품기획자(MD) 경쟁력, 새로운 쇼핑 경험과 문화 콘텐츠 제공, 구매력 있는 핵심 고객층 보유 및 광역상권 고객 증가, 지역상권과의 동반성장 노력 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고객에게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쇼핑 경험과 문화 콘텐츠를 선보인 것이 특히 주효했다. 정지선은 판교점의 콘셉트를 ‘경험을 팔아라’로 잡고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 경쟁력인 '체험'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판교점의 대표적 체험공간은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이다. 이는 의류매장 40~50개가 입점할 수 있는 면적(2736㎡)에 2개의 전시실을 조성하고 그림책 6500여 권으로 채운 공간으로 개장 이후 2020년까지 75만 명이 다녀갔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에 2천억 원을 들여 판교점을 포함한 6개 점포의 재단장을 추진한다. 판교점은 재단장을 계기로 명품 브랜드 추가 유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하반기 이후 판교점에서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 등 10여 개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2022년 3월 말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에서 영업을 종료한 롤렉스도 현대백화점과 판교점 입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대 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에르메스’는 2022년 10월 입점했다. 2022년 9월 현재 디올 옴므와 톰포드, 조르지오아르마니 등을 모아 ‘럭셔리 남성복 전문관’을 조성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오른쪽)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2021년1월31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인수합병(M&A) 통한 신사업 발굴
정지선은 현대백화점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신사업을 개척해왔다.

정지선의 인수합병 행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그룹의 비전인 ‘토탈 라이프케어 기업’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지선이 회장에 오른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합병한 기업은 한섬과 리바트, 에버다임 3건뿐이었다. 2011년 말에 리바트(현 현대리바트), 2012년에 한섬, 2015년에 건설기계 업체 에버다임(현 현대에버다임)을 인수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거의 1년에 1번 꼴로 인수합병 속도가 빨라졌다. 정지선이 이전까지는 젊은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을 맡아서 신중한 경영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과감한 전략으로 돌아섰다.

2016년 말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3천억 원에 인수했고, 2018년 3월 현대HCN이 딜라이브의 서초권역 사업을 335억 원에 사들였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한화L&C(현 현대L&C)를 3666억 원에 인수해 현대리바트와 연계해 인테리어 부문의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

정지선은 2020년 5월 패션 계열사 한섬을 통해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을 인수했다. 2020년 8월에는 국내 천연 화장품원료 시장 1위 기업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분 27.9%를 1209억 원에 인수했다.

2021년에는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복지몰 위탁운영 서비스 업계 1위인 이지웰(현 현대이지웰)의 지분 28.26%와 경영권을 1250억 원에 인수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사업 역량 강화 및 사기업 복지몰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022년 3월에는 ‘아마존 매트리스’로 유명한 지누스의 지분 약 30%를 7747억 원에 인수하고 12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합병 계약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정지선은 지누스 인수로 가구 계열사인 현대리바트, 현대L&C와 제품 개발, 원자재 조달, 판매채널 확보 등에서 더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정지선은 인수한 회사에 현대백화점 출신을 재무 책임자로 보내 재무적 안정성을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1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얻어 KT스카이라이프에 현대HCN과 자회사 현대미디어를 5201억 원에 매각했다.

정지선은 지누스를 인수한 뒤에 추가 기업 인수합병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정지선은 본업인 백화점 사업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만큼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그동안 사들인 회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점도 추가 인수합병 의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사업 출범
정지선은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사업을 키우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22년 10월 초 기준으로 인천공항점과 무역센터점, 동대문점 등 3곳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2분기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5.6%의 시장점유율(서울 시내 대기업 면세점 기준)을 확보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22년 8월8일 역직구 전문 온라인 면세점 H글로벌몰을 만들었다. 역직구란 해외 소비자가 국내 상품을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백화점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기조 장기화로 한국 방문이 어려워진 중국인들이 H글로벌몰을 방문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의 봉쇄 정책은 현대백화점의 면세사업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22년 2분기에 매출 5703억 원, 영업손실 138억 원을 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2.6%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2배 가까이 불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사업은 2018년 출범됐는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도 전에 코로나19 사태가 닥쳐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출범 후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2018년에는 419억 원, 2019년에는 741억 원, 2020년에는 654억 원, 2021년에는 40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정지선은 2020년까지 면세점 사업을 확장하다가 2021년 기조를 바꿔 하반기에 실시된 김해공항과 김포공항 면세점 운영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후발주자인 만큼 정지선이 조급하게 서두르기보다 안정적 흑자 기반을 만든 뒤에 사업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정지선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면세점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20년 9월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서편 DF7 구역에 패션잡화 매장을 열었다.

앞서 정지선은 2020년 2월27일 ‘인천공항 T1 제4기 면세사업권 입찰’에 응찰해 3월9일 DF7 사업권을 최종 낙찰받았다.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인천공항공사와 최장 10년 동안 유지되는 면세사업권 계약을 체결했다.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지 1년3개월 만에 공항 면세점에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은 2021년 10월 사넬 매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샤넬이 인천공항 T1 구역에 들어선 것은 2015년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서 철수한 뒤 6년 만이었다.

2020년 2월20일 두산그룹의 면세점이 있었던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에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을 열었다.

정지선은 2018년 11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처음으로 면세점 문을 열면서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정지선은 그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해왔지만 무역센터점 면세점 개장식에 직접 참석하는 등 면세점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왼쪽)이 2018년 11월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린 면세점 무역센터점 그랜드 오픈 기념행사에서 윤이근 서울세관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격적 매장 확대와 범현대가와의 협력관계 구축
정지선은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면서 범현대가와 협력관계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5년까지 충북 청주에 150억 원을 투자해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을 개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은 청주고속터미널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2025년 완공될 예정인 청주고속터미널 쇼핑센터에 입점하게 된다.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이 개설되면 충북권 최대 도시인 청주의 85만 명 인구가 느껴온 대형 유통매장 갈증을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선은 2020년 11월에 경기 남양주에 프리미엄 아울렛 ‘스페이스원’, 2021년 2월에는 서울 여의도에 백화점 '더현대서울'을 열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6월에는 대전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장했다. 현대백화점은 대전 프리미엄 아울렛의 연간 매출 목표를 3천억 원으로 잡았는데 첫해인 2020년 매출 1933억 원에 이어 이듬해인 2021년 매출 3602억 원을 내며 목표를 넘어섰다.

정지선은 2019년 10월 현대건설과 업무협약을 맺고 현대건설이 '현대백화점이 입점하는 재개발 아파트단지 추진'을 내세워 시공 입찰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서울 한남3구역 상가에 현대백화점 계열사 점포와 계열사 보유 브랜드를 입점한다는 것이었다.

2020년 6월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한남동은 서울에서도 노른자위 땅으로 불려왔으나 별다른 백화점 시설이 들어서지 않았다. 2022년 10월 현재까지 한남3구역에는 확정된 백화점 입점 계획이 없다.

현대백화점은 현대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내 상업시설에 입점할 수도 있어 앞으로 범현대가와의 협력 범위를 넓혀갈 가능성이 크다.

△서울 대치동 사옥 시대 개막
정지선은 2020년 4월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교차로 인근의 지상 14층, 지하 6층 건물로 현대백화점 본사를 옮겼다.

현대백화점은 창사 50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 소유 건물을 본사 사무실로 쓰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7년 동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금강쇼핑센터라는 건물을 본사 사무실로 이용해왔는데 그룹 규모가 커지면서 공간이 부족해 업무 비효율성이 컸다. 2021년 말 기준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 수는 21개다.

신사옥의 연면적은 2만8714㎡(8686평)에 이른다.

정지선은 이곳에서 근무할 1천여 명의 임직원을 위해 어린이집과 도서관, 피트니스센터를 설치했다.

△제조업 부문 강화해 유통과 시너지 낼 채비
정지선은 유통사업 중심이었던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영역을 식품, 패션, 가구 등의 분야까지 넓혔다.

정지선은 우선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가구업체인 현대리바트는 2021년 11월 경기 용인시 스마트워크센터(SWC) 안에 가구 제조 스마트팩토리를 신설해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스마트워크센터는 현대리바트가 2017년부터 4년 동안 모두 1475억 원을 투자해 만든 첨단 복합 제조‧물류시설이다.

스마트팩토리 가동으로 용인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이 리바트키친(주방 가구) 기준으로 기존보다 5배가량 많은 최대 30만 세트로 늘어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식품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3월부터 ‘스마트푸드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식품 제조 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푸드센터는 현대그린푸드의 첫 번째 식품 제조 시설(2개 층)로 연면적 2만㎡(약 6050평) 규모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동안 단체급식과 식자재유통 사업을 펼쳤는데 생산시설을 갖춰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푸드센터에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기존 계획(761억 원)보다 10%가량 늘린 833억 원을 투자했다.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와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를 번갈아가며 가동할 수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B2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푸드센터에서 생산 가능 품목 가운데 70%를 완전 조리된 가정간편식과 반(半)조리된 밀키트(Meal Kit) 등 B2C 제품으로 채우고 2017년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연화식(軟化食) 제품도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연화식을 명절용 차별화된 선물세트로 출시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연화식은 대표적 케어푸드 제품으로 일반 음식의 맛과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 씹거나 삼키기에 좋은 음식이다.
[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오른쪽)이 2015년 8월2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점식에서 루카 바피고 이탈리 사장과 함께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과 현대백화점그룹 ‘형제경영’ 시동
2019년 3월22일 열린 현대백화점 주주총회에서 정지선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유통업계는 형제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봤다. 오너 형제의 조력자로 그룹 전반을 챙기던 이동호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의 경영을 맡아 식품 제조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현대그린푸드는 식품제조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B2B(기업 사이 거래)에 집중돼 있던 사업영역을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몇 년 동안 매출이 정체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현대그린푸드의 별도 기준 매출은 2014년 1조3645억 원에서 이듬해인 2015년 1조4760억 원으로 8.1% 성장한 이후 수년간 1조5천억 원대에 머물렀다.

현대그린푸드는 B2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정간편식(HMR) 라인업을 강화했다. 현대그린푸드의 HMR 제품은 현대백화점 식품관과 온라인몰 등을 통해 판매된다.

그동안 정지선이 백화점 등 유통사업,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의 식품사업 등 비유통사업을 각각 맡아 경영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지만 당분간 형제가 분업하며 힘을 합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선은 현대백화점의 최대주주로 지분 17.09%를 보유하고 있고,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 15.3%를 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정교선의 현대백화점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 "정지선 회장 체제가 출범할 때부터 형제경영 체제가 자리잡고 있었기에 내부적으로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계열분리 가능성은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1년 별도기준 매출 1조6712억 원, 영업이익 432억 원을 냈다.

△현대백화점그룹 순환출자 해소
정지선과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2018년 4월 계열사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투자사업)→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등 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모두 해소한 것이다.

정지선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를 사들여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두 개의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되면서 나머지 하나의 순환출자 고리도 자동으로 해소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한 것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정지선과 정교선 부회장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비전 2030
정지선은 2021년 1월4일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고 계열사별 맞춤형 성장 전략과 그룹 사업 다각화 전략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비전 2030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별 맞춤형 성장을 위해 신규투자와 인수합병을 전략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정지선은 비전 2030을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의 매출을 2030년까지 40조 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통·패션·리빙·식품 등 현대백화점의 핵심 분야 매출 목표와 계열사별 사업역량 강화 방안, 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계획 등도 제시됐다.

정지선은 10년 전인 2010년 6월에는 '현대백화점그룹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정지선은 당시 2020년까지 매출 20조 원, 현금성자산 8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03년 정지선 체제가 출범한 뒤 지켜온 '선(先) 안정 후(後) 성장' 전략에서 방향을 바꿔 재도약 기반을 적극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정지선은 적극적 인수합병 전략을 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지선은 "대규모 인수합병 등을 통해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환경, 에너지 등 미래산업뿐 아니라 금융, 건설 등 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사업도 적극 발굴하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그룹의 2020년 유통부문 총매출은 13조2천억 원대에 그쳐 목표인 20조 원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2010년 이후 유통시장에 변수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 사이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등 중국 변수 등장, 온라인 쇼핑몰의 유통시장 잠식,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코로나19 확산 등 대형 악재가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이 걸어온 길
1971년에 설립된 금강개발산업이 현대백화점의 모태다.

금강개발산업은 현대건설로부터 금강휴게소를 넘겨받은 뒤 강원도 강릉에서 호텔 사업을 시작했다. 1977년에는 울산에 ‘현대쇼핑센터’를 열어 본격적으로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985년에 서울 압구정동에 '현대백화점' 1호점을 내면서 백화점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1987년 한국무역협회와 합작법인 '한무쇼핑'을 세워 이듬해 현대백화점의 핵심 점포 가운데 하나가 되는 무역센터점을 개장했다.

1999년에 정몽근 당시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추진했고, 2000년에 회사 이름이 금강개발산업에서 현대백화점으로 바뀌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01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됐고, 2006년 정몽근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당시 35세였던 정지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는 현대백화점 외에 한무쇼핑(백화점, 면세점, 아울렛), 현대그린푸드(단체급식, 식자재유통), 현대리바트·지누스(가구), 현대홈쇼핑(홈쇼핑), 한섬(패션), 현대L&C(건자재), 현대퓨처넷(홍보), 현대아이앤아이(투자회사), 현대에버다임(건설기계), 현대렌탈케어(렌털), 현대바이오랜드(화장품소재) 등이 있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최대주주는 정지선으로 2022년 2분기 말 기준으로 17.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한 지분율은 36.08%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22년 9월16일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밝힘으로써 앞으로 지분 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2022년 10월 기준으로 현대백화점의 점포는 모두 16개다.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천호점, 신촌점, 미아점, 목동점, 디큐브시티점, 판교점, 중동점, 킨텍스점, 울산점, 울산동구점, 부산점, 대구점, 충청점, 더현대서울 등이다. 2021년 기준으로 현대백화점의 압구정본점, 판교점, 무역센터점은 연간 거래금액이 1조 원을 넘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무역센터점, 동대문점, 인천공항점 등 3곳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울렛은 8곳 두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1년에 연결기준 매출 10조9091억 원, 영업이익 6219억 원, 순이익 5002억 원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14.6%, 영업이익은 19.9%, 순이익은 95.0% 늘어났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과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이 2011년 12월14일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 양궁팀 창단식에서 선수들과 함께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유통업계의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현대백화점그룹의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은 비대면 거래 수요를 늘려 유통업계로 하여금 온라인 전환에 속도를 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온라인 거래 수요는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거리두기 전면해제 시행으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하락세가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강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소비의 중심축이 MZ세대로 옮겨감에 따라 이색적인 체험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졌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는데 이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백화점 매출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라이벌로 꼽히는 롯데와 신세계는 백화점, 면세점, 창고형매장, 아울렛,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층위의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두루 갖춘 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백화점에 국한됐다는 점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뿐 아니라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온·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야 한다.

정지선은 현대리바트의 리바트몰, 한섬의 더한섬닷컴, 현대그린푸드의 그리팅몰 등 온라인몰의 사업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현대렌탈케어, 현대리바트, 현대아울렛 등은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매장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장사가 될 만한 곳에만 점포를 내는 내실성장 전략을 추구해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를 쌓았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정지선은 유통 중심인 현대백화점그룹을 제조업으로도 확장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제조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한 계열사와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합병후통합(PMI)에도 주력할 필요가 있다.

재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2015년 인수한 현대에버다임이 그룹에 완전히 녹아들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3월 인수한 지누스는 같은 해 9월이 돼서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정지선은 2021년 발표한 비전 2030에서 신규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사업에 진출해 '2030년 매출 4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유통 매출 29조 원, 패션 매출 2조 원, 리빙·인테리어 매출 5조1천억 원를 목표로 삼고 있다. 또 미래 먹거리가 될 신수종 사업을 뷰티, 헬스케어, 바이오, 친환경, 고령친화 등의 분야에서 찾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잡음 없이 마무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정지선의 지배력 확대와 관련해 향후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유상증자 및 지분교환 비율, 자사주 소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사고 수습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됐는데 만약 그 결론이 현대백화점의 과실에서 사고가 비롯된 것으로 나온다면 유통업계 최초로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대상이 되는 불명예를 안을 수도 있다.

◆ 평가
[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017년 5월26일 서울 송파구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에서 열린 개장식이 끝난 뒤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의 현대백화점그룹 경영 초기를 상징하는 단어는 신중함이었다.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그룹 회장에 오른 정지선의 신중한 태도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데 바탕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지선이 자기만의 색깔 내기를 통해 현대백화점과 그룹의 혁신을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지선은 현대백화점을 '부자들이 가는 곳'에서 '이색적인 이벤트가 벌어지는 곳'으로 바꿨다.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경영과 비교하면 정지선의 경영은 대세를 따르기보다 확신을 가진 성공철학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효율을 내세워 온라인몰 통합에 나섰을 때 현대백화점그룹은 반대로 갔다. 정지선은 더현대닷컴, 더한섬닷컴, 투홈, 리바트몰, 그리팅몰 등 계열사별 전문몰 체제를 구축하면서 안정적 성과를 냈다.

고소득계층과 중년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백화점을 MZ세대의 입맛에 맞게 꾸며 개장한 더현대서울이 첫해에 거래금액 8천억 원을 달성한 것도 정지선표 혁신의 결과다.

정지선의 경영은 2022년 들어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2022년 3월26일 현대백화점은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자금을 투입해 매트리스 제조업체 지누스를 사들였다. 2022년 7월에는 광주광역시에 ‘더현대광주’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광주 대형쇼핑몰 사업권 확보를 노리는 유통기업들 가운데서 선수를 첬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정지선을 두고 ‘착한 모범생 스타일’ 혹은 '소리 없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에는 배려심과 친화력을 지녔다는 평가도 받는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하자 화재 현장과 분향소, 희생자 빈소를 이틀에 걸쳐 거듭 방문하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 따뜻한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할아버지 정주영 창업주와 부친 정몽근 명예회장이 틈만 나면 겸손과 성실을 가르쳤다고 한다.

정지선의 리더십과 관련해 그가 2003년 부회장에 취임하면서 도입한 ‘주니어보드’ 제도가 언급되곤 한다. 이 제도를 통해 부장 이하 사원급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을 선발해 매달 한 번씩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정지선은 회식 중에 직원들의 접시에 음식을 일일이 덜어주고 직원 개개인의 말을 경청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전에는 언론과의 접촉을 꺼려 은둔형 경영자로 불렸으나 최근 인수합병과 면세점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공격적 경영 태도를 보여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 돌다리도 두드리는 스타일이어서 실패를 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지선은 패션과 가구 등의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2012년 한섬을 인수하기 위해 한섬 창업자인 정재봉 부회장을 직접 만나 담판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다른 유통그룹에 비해 발빠르게 경영권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정지선은 부친 정몽근 명예회장으로부터 2003년과 2004년에 걸쳐 모두 325만 주(14.47%)를 증여받아 현대백화점 최대주주에 올랐다. 2022년 2분기 말 기준으로 지분 17.09%를 보유하고 있다.

그 뒤 2007년 정 명예회장이 건강을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정지선이 회장으로 승진했고, 이후 동생 정교선이 부회장에 올랐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회장이 되어 국내 재벌총수 가운데 최연소 회장이 됐다. 범현대가의 오너3세 가운데 첫 회장이기도 하다.

정지선은 대외활동을 전적으로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회장이 된 뒤 처음에는 공개적인 자리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은둔형 오너’로 분류됐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받을 때마다 “40세가 되면 외부활동을 활발하게 하겠다”며 거절하곤 했다.

경복고 출신으로 막강한 고교 인맥을 자랑한다. 동문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 등이 있다.

부친 정몽근 명예회장, 삼촌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동생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도 경복고 동문이다.

백화점 업계 라이벌이자 경복고 4년 선배인 정용진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와도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도 간혹 만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취미는 독서와 자전거 타기라고 한다.

사건사고
[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022년 9월27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 현장을 찾아 희생자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사고
정지선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수습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2022년 9월26일 오전 7시45분경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지하하역장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장 노동자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개장시간 이전에 화재가 발생해 아울렛 쇼핑객은 없었다. 아울렛 인근 호텔의 투숙객 11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정지선은 사고 당일 현장을 찾아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애도와 사죄의 뜻을 전달했다. 또한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에 협조하고 결과에 따른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지선은 이후에도 합동분향소, 희생자 빈소 등을 거듭 방문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희생자 보상, 장례절차 지원, 협력업체 영업중단 보상금 지급,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에 나서고 있다. 또한 사고 발생 후 VIP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이벤트, 문화행사 등의 홍보를 위한 문자메시지 발송을 중단했다.

현대아울렛 대전점 화재사고로 근로자들이 사망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관심이 모였다. 국내 유통기업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을 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소방당국 등은 2022년 9월27일 합동감식에 들어갔다. 합동감식 결과는 2022년 10월4일까지도 나오지 않았다.

만약 현대백화점 경영진의 과실이 입증된다면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정지선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백화점은 3인 대표이사 체제를 꾸리고 있는 데다가 안전관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명시되지 않았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 구체적 대상이 누가 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계열사 지누스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휘말려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 지누스가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지누스는 2022년 초 현대백화점이 인수한 매트리스 제조 기업으로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지역언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2022년 8월29일 보도에 따르면 지누스 매트리스를 구매한 한 소비자가 같은 해 7월 지누스를 상대로 판매중단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쟁점은 지누스가 매트리스 제조에 사용하는 유리섬유의 유해성 여부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도 지누스 매트리스를 구매한 일부 소비자들이 유리섬유 소재의 안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2022년 6월 소송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에 대한 소송과 관련해 반기보고서 중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 부분에서 “지누스는 미국 내 관련 분야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소송에 적극적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소송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서울 무역센터점에 코로나19 확진 집단발생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코로나19 확진자 집단발생으로 2021년 7월8일부터 12일까지 임시휴업했다.

2021년 7월4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 1층 식품관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6월26일부터 7월6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방문한 사람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직원 중 코로나19 증상이 있음에도 근무를 계속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21년 7월14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직원, 지인, 고객을 포함해 모두 1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은 서울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에서 고객이 아닌 백화점 직원들을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이에 대해 직원들이 사용하는 탈의실, 흡연실 등이 협소해 구조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021년 7월8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하 식품점부터 감염이 시작됐고 종사자들이 공용공간을 같이 썼다”며 “환기가 어려운 환경 요인, 무증상으로 감염 때 빨리 알기 어려운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1년 3월에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에서도 근무자 가운데 2명이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진됐다.

백화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2021년 7월30일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에도 QR(전자출입명부)코드와 안심콜 등을 활용한 출입기록 관리가 의무화됐다.

△공정위 퇴직 간부 취업특혜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색 받아
현대백화점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 퇴직 간부들의 취업특혜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2018년 7월5일 현대백화점그룹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공정위 간부들이 기업을 상대로 봐주기식 조사를 하는 대가로 퇴직 후 불법취업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가운데 현대백화점에 공정위 퇴직 간부 1명이 고문으로 취업했기 때문이었다.

검찰 조사 결과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등이 대기업들을 압박해 공정위 퇴직 간부 18명을 채용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2018년 8월 정재찬 전 위원장과 김학현·신영선 전 부위원장을 구속기소하고 노대래·김동수 전 위원장 등 9명을 불구속기소했다. 12명이 동시에 기소된 것은 공정위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정재찬 전 위원장은 2020년 2월 대법원에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김학현 전 부위원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함께 기소된 노대래·김동수 전 위원장, 신영선 전 부위원장 등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갑횡포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받아
현대백화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갑횡포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대법원3부는 2018년 11월 현대백화점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과징금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는 2014년 3월 현대백화점이 입점희망 업체에 경쟁사 매출 등의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을 들어 시정명령을 내리고 2억9천만 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현대백화점은 "제공받은 정보를 불공정 거래행위에 이용할 가능성이 없어 부당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현대백화점이 입점의향서에 경영정보를 기재하지 않은 납품회사에 불이익을 준 사정이 보이지 않아 요구 강도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다르게 판결했다.

대법원은 "제공된 정보가 현대백화점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정상적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이라며 서울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국회 청문회 불출석으로 벌금
2012년 국회 정무위원회가 정지선을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한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정지선은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3번의 증인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검찰은 2013년 2월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로 벌금 400만 원에 정지선을 약식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4월 검찰 구형량이 적절치 않다고 보고 정식 재판에 회부해 1천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가운데)이 2016년 4월28일 인천시 연수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1997년 현대백화점에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미국 유학 후 기획실 차장으로 승진했다.

2001년 기획실장 이사가 됐다.

2002년 현대백화점 기획관리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2003년 현대백화점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07년 12월 정몽근 명예회장이 물러나면서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 학력

1988년 청운중학교를 졸업했다.

1991년 경복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1999년 학부를 마치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하버드대학교 스페셜 스튜던트과정을 이수했다.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아시아경제학과정을 수학했다.

◆ 가족관계

조부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다. 정주영 창업주는 8남을 뒀는데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이 정지선의 부친이다.

정몽규 HDC 회장이 오촌당숙이다.

정몽근 명예회장은 2001년 정주영 회장이 별세하면서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백화점그룹을 물려받았다.

정몽근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우호식 전 현대그룹 고문의 딸 우경숙씨와 결혼해 슬하에 정지선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형제를 뒀다.

정지선은 2001년 황산덕 전 법무부 장관의 손녀 황서림씨와 결혼했다. 경복고 동창의 소개로 만나 연애결혼했다.

부인 황서림씨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미대를 졸업했다. 이어 서울대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미술관 경영을 전공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뉴욕근대미술관 뉴미디어 부서에서 부지배인으로 활동했으며 세계적 일본 멀티미디어 작가 마리코 모리의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트로 활동했다.

동생 정교선 부회장은 2004년 자동차부품 업체인 대원강업 허재철 회장의 장녀 허승원씨와 결혼했다. 허승원씨는 이화여대와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치대를 졸업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 정대선 HN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와 사촌 사이다.

◆ 상훈

◆ 기타

정지선은 2022년 상반기에 현대백화점에서 보수로 15억4900만 원을 받았다. 전액 급여 명목으로 지급됐다.

정지선은 2021년 현대백화점에서 보수로 39억2600만 원을 받았다. 급여 29억5천만원, 상여 9억7500만 원, 기타근로소득 1천만 원이다.

2021년 말 기준으로 현대백화점의 지분 17.09%(399만8419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22년 10월4일 종가 기준으로 2199억 원 규모다.

현대그린푸드 지분도 12.7%(1238만270주) 들고 있다. 2022년 10월4일 종가 기준으로 823억 억 원가량이다.

2021년 말 기준으로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에이앤아이 지분도 73.39% 지니고 있다.

육군 현역병으로 근무하고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어록
[Who Is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011년 8월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회의실에서 순직 경찰관 자녀에게 '파랑새 장학금' 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경찰청>
“지하주차장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과 유가족에게 애도와 사죄의 말을 올리겠다.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며 사고의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거듭 사과한다.” (2022/09/26,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사고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같은 과녁을 향해 정확히 쏘는 것보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새로운 수를 찾는 노력이 쌓일 때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새로운 소비주체의 변화된 요구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생기고 이를 실천하는 가운데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2022/01/03, 2022년도 신년사에서)

“우리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다.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 (2021/06/14,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현대백화점을 100년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하며)

“불확실성이 상시화한 상황에서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비전 2030을 수립하게 됐다. 앞으로 10년 동안 그룹이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와 사업추진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2021/01/04,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고 계열사별 맞춤형 성장 전략과 그룹 사업 다각화 전략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하며)

“고객의 입장에서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생활 속에서 어떤 의미로 작용하고 있는지,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함 등 부정적 의견)'와 가장 이상적으로 기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고객의 본원적 욕구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답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고객의 본원적 가치를 찾아 나가야 한다.” (2021/01/02, 신년사에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 비상(非常)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기존 전략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실행해야 한다." (2020/01/02, 신년사에서)

“사업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제때 사업을 변화시키지 못하면 결국 쇠퇴한다. 환경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난관에도 도전하고 도전하면 반드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자세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자. 새롭게 시도해 실패하는 것보다 시도하지 않아서 사업기회를 잃는 것이 성장하는 것을 막는다.” (2019/01/02, 신년사에서)

“조금이라도 앞서려면 지금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공동의 목적을 향해 치열하게 일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 변화와 혁신을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다.” (2018/01/02, 신년사에서)

“새로운 시도나 도전의 노력이 모여야 '그룹의 창조적 DNA'를 만드는 단초가 된다. 저성장 시대에는 구성원의 자발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창의적 실행이 뒷받침될 때 새로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17/01/02, 신년사에서)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해서라도 중장기 성장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2016/10, SK네트웍스 패션사업 인수에 나서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과의 상생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백화점의 마케팅 노하우가 더해져 전통시장 매출 신장에 기여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 전통시장을 찾게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마케팅을 강화하라.” (2016/10/17, 2016년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하며)

“파크원에 들어서는 현대백화점을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로 개발하겠다.” (2016/09/21, 서울 여의도 대형 복합시설 파크원에 초대형 백화점을 출점하겠다고 밝히며)

"기업성장을 위해선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을 냉정하게 평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최대한 활용하고 약점은 보완해 나가야 한다." (2016/09, 점포 확장과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주목을 받는 것과 관련해)

“성과가 미흡해도 발상과 과정이 좋았다면 사내에서 사례를 공유해야 한다. 실패열전상을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정신과 창조정신을 키워야 한다. 단기 매출에 연연하지 말고 기존에 없는 사업에 도전해 5년 뒤나 10년 뒤의 미래를 내다보자.” (2020/07/24, 실패한 직원 중 일부에게 상을 주는 ‘실패열전상’을 제안하며)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전략의 적극 실천을 통해 위기상황을 정면돌파해 나가자.”

“기업의 위기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 실패보다 실패가 두려워 현실에 안주할 때 찾아온다.” (2016/01/04, 신년사에서)

“메르스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임직원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방안을 준비하라.” (2015/07,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직원에게 메르스의 여파로 위축된 내수 살리기에 동참하자고 당부하며)

“변화무쌍한 환경에 따라 대응전략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내부 구성원들이 환경변화에 효율적이고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이런 역량을 이끌어내는 동인이 바로 조직문화이며 결국 조직문화 개선은 우리 그룹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2014/09/10, 기업문화 지침서인 ‘패셔니스타(Passionista)'를 발간하면서)

“차별화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모든 부문에 걸쳐 새로운 상품기획(MD)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 당장의 성과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MD 전략을 수립하자. 모든 상품과 매장에 현대백화점만의 색깔을 입혀야 한다.” (2014/07, 임원회의에서)

"안전관리 규정이 잘돼있다 해도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현장에서의 반복 훈련으로 초기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 (2014/06,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기존 경영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중장기적 관점의 경영위기 관리 체제가 요구된다.” (2014/01/02, 현대백화점그룹 합동 시무식에서)

"금융 및 실물경제의 위기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리스크 관리 체제를 재점검하고 심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2012/01/02, 시무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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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림
30년전 디스플레이 디자이너 대리로 입사해 10년 아니고 이곳 비엔나로 다시 들어와 산지 15년이네요! 여기 비엔나에서 130년 된 전통적인 빵집을 현대에 입점 시키려는데 여기서 산지는 통합 30년! 연락주세요! harimelisabeth@daum.net   (2022-12-31 17: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