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진 외교부 장관이 국회에서 자신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에 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박 장관은 30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착잡한 심정이 들었다”며 “며칠 사이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 박진 외교부 장관이 30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해임건의안 통과에 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외교참사’라고 평가하는 것은 일방적 ‘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장관은 “야당은 외교참사라고 폄하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정중하게 조문을 했고 유엔총회에서
윤석열정부의 글로벌 비전을 천명해 큰 박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일본 기시다 총리 등 세계 주요 지도자들과 우리 대통령이 만나 의미 있는 대화를 했고 캐나다와는 전략적·포괄적 동반자 관계가 됐다”며 “이것이 성공적인 조문외교, 유엔외교, 세일즈외교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야당의 질책을 들을 수 있지만 ‘국익’을 거론하며 외교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야당의 질책은 국익외교를 더 잘해 달라는 차원에서 경청하겠다”면서도 “우리 국익과 국격은 스스로 지켜야 하며 지금은 정쟁을 할 때가 아니라 국익을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에게 혼란을 야기한 부분에 관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박 장관은 “이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더 나은 국익외교를 펼치기 위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봐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지만 박 장관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개인적으로는 소회가 있고 마음이 괴롭고 속이 상한다”며 “그렇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이것을 하나의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아서 대한민국의 국익 외교를 위해서 제가 가진 모든 능력과 열정을 다 바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박 장관의 해임 건의안이 가결됐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