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검찰의 비자금 조성의혹 수사와 관련해 핵심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도 검찰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방어할지 주목된다.
17일 검찰과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해 롯데건설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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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 |
검찰은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서 비자금 조성, 부동산 거래 개발, 일감 몰아주기, 제2롯데월드 인허가 로비 등 4가지를 핵심 사안으로 꼽고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93개 계열사 가운데 해외계열사 인수합병을 통한 비자금 조성의 진원지로 롯데케미칼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롯데건설도 그에 못지 않게 수사망에 걸려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검찰이 수사력을 집중하는 핵심사안 모두와 깊숙한 연관돼 있는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건설업은 특성상 하청업체와 거래가 많을 수밖에 없다. 검찰은 롯데건설이 하청업체와 허위 공사계약을 맺는 등의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개발과 관련해서도 롯데건설은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국내 재벌그룹 가운데서 부동산 투자로 성장했다는 말이 나돌았을 만큼 부동산 거래개발이 활발했던 곳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자산개발이 비자금 조성의 창구로 지목됐는데 롯데건설도 부동산 개발을 직접 담당했던 계열사라는 점에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롯데건설은 공사대금 부풀리기나 빼돌리기 등의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확정받은 적이 있다.
롯데건설은 일감몰아주기나 제2롯데월드 의혹과 관련한 사안에서도 수사의 핵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제2롯데월드를 포함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을 세울 때마다 롯데물산이 시행사로,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사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은 2014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 사장 역시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지낸 전략통이며 신동빈 회장의 참모형 '야전사령관'으로 평가받았다.
김 사장은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 전후 안전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해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재확인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회장을 적극 지지했다.
김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롯데건설 실적이 개선된 점과 제2롯데월드 사업완수의 적임자란 판단도 연임에 성공한 배경으로 꼽혔다.
롯데건설은 2015년 영업이익 1595억 원을 거둬 2014년보다 9.17%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2015년 95억 원을 내 2014년 475억 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검찰은 14일 롯데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롯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의 관련 자료 일체를 확보했다.
롯데건설은 압수수색에 앞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중요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사장은 현재 검찰수사에서 핵심인물 소환조사 1순위 대상자로 거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올해 하반기 제2롯데월드 완공은 물론이고 롯데건설이 추진해온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