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라크에서 진행하고 있는 7조 원 규모의 정유공장 프로젝트가 발주처의 대금지급 지연으로 공사가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6일 “이라크 카르발라 프로젝트가 발주처의 공사대금 지급 연기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공사를 중단한 것은 아니고 공사 진행속도를 늦추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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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조기행 SK건설 사장. |
이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는 이라크 정부가 주력해 추진해온 국책사업이라 발주처에서도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라며 “현재 이라크 정부와 공사대금 지급과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협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공사를 맡은 건설사들은 자재 등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에게 3개월 동안 잠정적으로 공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이 프로젝트를 맡은 조인트벤처는 애초 6월 중순까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면 해당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발주처가 대금지급 의지를 보이면서 8월 초까지 협상을 게속 벌이기로 하면서 사실상 공사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인트벤처는 6월 초 발주처로부터 공사비 일부를 지급받았지만 공사를 더 진행하기 위한 금액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인트벤처는 일단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현장인력 일부를 철수했다.
현대건설은 현재 현지에 평소 인력의 40~50%인 150명 정도의 인력을 남겨 놓으며 현장을 유지하고 있다. GS건설도 현장인력의 20%만 남긴 채 나머지 인력을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금지급 논의에 따라 공사가 언제 정상적인 속도로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현장에 일부 인력을 남겨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3개 건설사와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2014년 2월 이라크 석유부 산하 석유프로젝트공사(SCOP)로부터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공사금액은 모두 60억4천만 달러로 수주당시 단일 플랜트공사로는 국내 건설업계 사상 최대였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합쳐 37.5%, GS건설이 37.5%, SK건설이 25%의 지분으로 참여했다. 현대건설은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카르발라 프로젝트는 올해 초부터 이라크 정부의 재정난 탓에 자금이 제때 지급되지 못하면서 중단 위기에 몰려있었다. 프로젝트는 현재 30% 가까이 공사가 진행됐다.
카르발라 프로젝트의 자금지급 협상이 최종적으로 불발돼 공사가 중단될 경우 현대건설과 GS건설 등은 올해 해외매출 목표달성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