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의 핵심제품 자국생산(메이드 인 아메리카) 강조 분위기가 한국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전 세계가 디커플링(탈동조화)하고 있다”며 “디커플링의 속도와 깊이, 어떤 부분이 강조되느냐에 따라 우리한테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인플레이션감축(완화)법(IRA)과 반도체산업육성법 등을 제정해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제품의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하고 있다.
최 회장은 미국의 이러한 행동으로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현대자동차가 미국으로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뒤통수를 맞았다'는 시선이 나오는 것에 “그런 감정적 대응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하고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는 경쟁력이 좋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지 않더라도 이 문제를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미국의 반도체장비 수출통제가 SK하이닉스의 중국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최 회장은 “첨단장비가 중국에 들어가지 못하면 공장이 계속 노후화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중국은 우리 수출의 25%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 시장을 갑자기 버리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렇게 디커플링이 발생하는 곳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정부의) 지원, 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