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자료를 표면적으로만 보면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이자장사 규모를 축소했지만 케이뱅크는 이자장사를 확대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8월 한 달 동안 예금금리는 높이고 대출금리는 낮추는 등 예대금리차 확대와는 거리가 먼 금리 결정을 했다.
케이뱅크는 8월24일 코드K정기적금 금리를 0.8%포인트 올렸고 8월29일에는 코드K정기예금 1년 이상 상품의 금리를 0.7%포인트 인상했다.
반면 대출상품에서는 8월18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연 0.36%포인트 낮췄고 신용대출도 최대 연 0.5%포인트, 마이너스통장에서도 최대 연 0.4%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예대금리차가 한 달 전보다 늘어나 이 수치만 가지고 이자장사를 더 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둔다면 케이뱅크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케이뱅크는 8월 신규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이 7월과 비교해 7%포인트 늘어났다”며 “이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기존 시중은행들에서는 기업과 고신용자 대출이 많기 때문에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공급할 유인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인터넷은행이 그 부분을 담당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도 중저신용자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2022년 6월 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기준)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22.2%, 케이뱅크가 24%, 토스뱅크가 36.3%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목표로 내세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각각 25%, 토스뱅크는 42%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대출을 늘리는 등 인터넷은행의 본업에 충실했는데 결과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중저신용자는 고신용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케이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예대금리차가 축소됐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진행해 온 예금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인하가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8월 예금과 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8%포인트 높였다. 이와 함께 8월5일 중저신용대출과 비상금대출, 전월세보증금대출 상품 금리는 최대 0.45%포인트 인하했다.
또 8월26일에 마이너스통장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93%포인트,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전월세보증금대출 상품 금리를 0.41%포인트 낮췄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 대응하며 예금금리를 인상하고 대출금리는 낮춘 결과가 나타난 것 같다”며 “중저신용자대출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예대금리차가 확대될만큼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어디서 차이가 났을까?
해답은 대출금리 자체의 차이였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일반신용대출 신용등급별 금리현황을 보면 중저신용자를 구분하는 첫 단계로 여겨지는 4등급 신용점수 801~850점 구간에서 케이뱅크는 6.56%의 대출금리를, 카카오뱅크는 7.45%의 대출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토스뱅크는 7.16%다.
중저신용자들이 3곳의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고 있는 케이뱅크에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에서도 중저신용자 대출이 증가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중저신용자들이 케이뱅크에 몰려들며 케이뱅크의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토스뱅크는 예대금리차가 줄어든 이유로 자금운용계획이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최근 자금운용계획을 변경함에 따라 양도성예금증서(CD)와 환매조건부매매(RP)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가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아직까지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크다. 후발주자로서 아직까지 큰 규모를 확보하지 못해 앞선 인터넷은행보다는 불리한 금리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이 6월 말보다 2.7%포인트 증가했지만 예대금리차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운용계획 변경과 함께 기존 예금 상품 금리도 소폭 인상하는 등 예대금리차 축소에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