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2022-09-20 17: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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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자산운용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2021년과 달리 2022년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KB금융그룹의 보험 계열사 운용자산을 일임받으며 급격히 성장했지만 올해 들어 성장세가 꺾였다.
▲ KB자산운용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2021년과 달리 2022년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현승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계열사 후광없이 성장세를 이끌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AUM, 설정원본과 계약금액 기준)는 19일 기준 123조58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15조9790억 원에서 올해 들어 7조6058억 원 증가했다.
KB자산운용이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운용자산 규모를 34조 원, 33조 원 늘린 것과 비교하면 2년 연속 이어진 급격한 운용자산 증가세가 올해 들어 한풀 꺾인 셈이다.
순자산 총액과 평가액 기준으로 KB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말 126조8290억 원에서 올해 9월19일 기준 123조9816억 원으로 2조8474억 원 줄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식, 채권을 비롯해 부동산 등 대체부문은 모두 설정액이 고르게 증가했지만 주식시장 침체로 순자산 평가액은 줄어들었다"며 "특히 주식형펀드의 순자산 평가액이 지난해말 대비 4조1134억 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같은 KB금융그룹에 속한 보험계열사의 운용자산을 넘겨받으면서 운용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울 수 있었다.
앞서 2020년 KB자산운용은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으로부터 모두 22조 원 규모의 자산을 넘겨받았다. 2021년 말에는 푸르덴셜생명이 18조 원가량의 자산을 KB자산운용에 이관했다.
계열사의 보험자산을 넘겨주는 등 모그룹인 KB금융그룹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KB자산운용은 한화자산운용을 제치고 운용자산 규모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다만 계열 보험사의 대규모 자산이관이 마무리 되면서 그에 따른 효과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현재 KB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정체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운용자산 증가세가 멈춘 뒤 KB자산운용의 실적은 급격히 감소했다. 운용자산을 더 늘리거나 운용자산에서 거둔 운용실적을 계속 늘려나가야 하는데 둘다 부진한 성과로 나타났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373억 원을 올렸다. 1년 전 551억 원보다 32.28% 줄었다.
KB자산운용은 2021년 상반기에 영업이익 기준으로 국내 자산운용업계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KB자산운용의 영업이익 순위는 5위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지스자산운용은 5위에서 2위로 순위가 상승했고 삼성자산운용은 3위 자리를 지켰다. 11위였던 한화투자증권은 4위로 뛰어 KB자산운용을 제쳤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자산운용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KB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에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들과 비교해 더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어 추월을 허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상반기 부진을 털어낼 돌파구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우선 상품군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TDF와 ETF를 결합한 상품과 첫 번째 상장리츠를 시장에 내놓으며 다변화의 시동을 걸었다.
KB자산운용은 22일 KBSTAR TDF2030액티브, KBSTAR TDF2040액티브, KBSTAR TDF2050액티브 등 TDF ETF 3종을 내놓는다.
삼성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6월30일 국내 최초로 TDF ETF를 내놓은 데 이어 KB자산운용도 발빠르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KB금융그룹의 첫 영속형 상장 리츠인 KB스타리츠는 10월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현재 KB스타리츠에 담긴 기초자산은 벨기에의 '노스갤럭시타워'와 영국의 '삼성유럽HQ' 등이다. 벨기에 재무부와 삼성전자를 임차인으로 확보하고 있다.
KB스타리츠는 KB증권 등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KB자산운용의 온전한 홀로서기로 평가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1위 금융그룹이 주요투자자인 만큼 시장에서는 KB스타리츠의 신뢰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향후 KB스타리츠의 편입자산을 확대해 10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사장은 KB자산운용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디지털 금융의 스마트 무버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대체자산운용 역량과 연금사업 경쟁력, ESG 역량 강화에 지속적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