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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탄소중립 목표에 외신 평가는 '실망', 글로벌 스탠다드 갈 길 멀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9-20 15: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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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탄소중립 목표에 외신 평가는 '실망', 글로벌 스탠다드 갈 길 멀어
▲ 삼성전자가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활용을 뼈대로 하는 신환경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사업장.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등 친환경 경영 목표를 두고 글로벌 주요 기업과 비교해 실망스러운 수준에 불과하다는 외국언론의 평가가 나왔다.

윤석열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다소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만큼 삼성전자가 친환경 분야에서 글로벌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직접 투자를 늘리는 등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는 20일 “삼성전자의 친환경 분야 ‘무기력증’은 결국 한국 정부의 산물”이라며 “최근 내놓은 탄소중립 달성 목표가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 경영전략’을 선포하고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추진, 물 소비량과 미세먼지 발생량 최소화, 재활용 확대와 제품 소비전력 감축 등 목표를 제시한 데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신환경 경영전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업의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100%를 달성하는 RE100 캠페인에 참여하며 이를 위해 전 세계 사업장을 순차적으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한다.

다만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많은 한국 사업장과 반도체사업부의 탄소중립 달성 계획은 장기적 차원에서만 제시했고 신재생에너지 조달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한국 신재생에너지 공급량과 비중이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보다 현저히 낮고 단가도 비싸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로이터는 주요 경쟁사인 애플이 2030년, 인텔과 일본 소니는 2040년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발표한 것과 비교해 삼성전자가 내놓은 목표는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대만 TSMC는 삼성전자와 같은 2050년을 탄소중립 달성 목표로 제시했지만 삼성전자가 글로벌 주요 경쟁사들 가운데 가장 늦게 중장기 친환경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신재생에너지 비중 100% 달성 목표를 뒤늦게 발표할 수밖에 없던 배경에 한국의 전력 조달과 관련한 특수성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한국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부족하고 이를 통해 생산되는 전력량도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 수요의 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한국전력이 전력 발전과 전송, 공급을 독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늦추는 주요 원인에 해당한다고 바라봤다.

한전이 화석연료 기반 발전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크게 바꿔내지 않는 한 신재생에너지 공급 부족과 관련한 한국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한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에 기대를 거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만 할 것이란는 권고를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친환경 경영 분야에서 전 세계의 눈높이에 맞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춰내지 못 한다면 이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신재생에너지 대신 원자력 발전을 선호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신재생에너지 활용 계획이 시험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자체 예산을 들여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저감하는 시설을 구축하거나 이를 저장하고 재활용하는 체계 구축,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 해외에서 재생에너지 수급 확대 등 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발표한 계획에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구축하는 등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은 담겨 있지 않다.
 
삼성전자 탄소중립 목표에 외신 평가는 '실망', 글로벌 스탠다드 갈 길 멀어
▲ 애플이 미국 텍사스주에 직접 투자하는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
삼성전자가 친환경 분야에서 진정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달성하려면 애플 등 해외 경쟁사 사례를 참고해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활용 목표를 구체화한 뒤 전 세계 사무실 건물과 매장, 데이터서버 등을 순차적으로 100% 신재생에너지로 가동하는 성과를 냈다.

2022년 애플 친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약 13%는 애플이 직접 투자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또는 사업장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서 조달하고 있다.

애플이 미국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것과 중국에서 친환경 펀드를 조성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보에 투자하고 있는 점 등이 대표적 예시다.

이에 더해 애플은 상반기 기준으로 전 세계 25개 국가의 협력사 213곳도 100%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달성하도록 하는 등 성과를 내면서 다방면으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의 LG디스플레이와 삼성SDI, SK하이닉스 등 애플 주요 협력사도 탄소중립 달성 프로젝트에 참여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마저 삼성전자가 아닌 애플에서 주도하는 친환경 전략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벤치마킹해 신환경 경영전략에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직접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설립 등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신환경 경영전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앞으로 다양한 친환경 분야 과제에 2030년까지 모두 7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비중 100% 목표 달성을 위해 들이는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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