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소비자들이 기다리던 '밀키스 제로'(가칭)가 2023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그동안 한국코카콜라(LG생활건강)와 제로칼로리 탄산음료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여 우위를 보였는데 밀키스 제로가 이를 굳힐 묘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 롯데칠성음료가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경쟁에서 우위 굳히기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롯데칠성음료 양산공장. |
12일 롯데칠성음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르면 2023년 초 밀키스 제로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밀키스의 경우 기술적 난점으로 제로칼로리 음료 출시가 어렵다는 관측이 많았다.
밀키스와 같은 유성탄산음료는 탄산음료에 탈지분유를 넣어 뒷맛을 부드럽게 만든 제품이다.
설탕의 단맛은 수크랄로스나 알룰로스 등 대체감미료로 대신할 수 있어도 우유의 부드러운 맛은 대체하기 어렵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이날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우유맛을 구현하는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시장상황과 마케팅상의 이점을 고려해 출시 시점을 미뤘고 2023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키스 제로가 나온다면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부터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에서 얻은 우위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란 설탕 대신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의 대체감미료를 사용해 칼로리를 0에 가깝게 낮춘 탄산음료를 말한다.
본디 당뇨나 비만환자만을 겨냥한 틈새시장 제품으로 2010년대 이미 여러 제로칼로리 탄산음료가 나왔지만 당시에는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대체감미료 특유의 쓴 뒷맛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체감미료 배합기술이 발전하면서 대중의 선택을 받기 시작했고 특히 2020년부터 사회적거리두기로 비만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인기를 얻었다.
이 시류를 가장 잘 탄 제품이 한국코카콜라가 2017년 출시한 코카콜라 제로슈거였다. 아스파탐을 버리고 수크랄로스를 채용하면서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때부터 코카콜라보다 코카콜라 제로슈거가 더 맛있다고 말하는 소비자들도 등장했다. 한국코카콜라의 보틀링파트너인 LG생활건강 음료부문은 코카콜라와 코카콜라 제로슈거의 동반성장에 힘입어 2021년 역대급 영업이익(2047억 원)을 거두기도 했다.
이에 코카콜라 제로슈거는 2020년까지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다. 하지만 2021년 1분기 출시된 롯데칠성음료의 펩시 제로슈거와 2분기 출시된 칠성사이다 제로가 코카콜라의 독주를 막는 데 성공했다.
한국인 입맛에 더 적합한 감미료 배합으로 무장한 이들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1년 만인 2022년 1분기 롯데칠성음료 제로 탄산음료들의 시장점유율은 50%를 넘겼다. 2분기에도 마찬가지로 50%를 넘겼다.
이렇게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들의 1차 격돌은 롯데칠성음료의 승리로 끝난 것으로 보이며 롯데칠성음료는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제품군을 확대해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 롯데칠성음료가 출시 준비중인 제품 가운데 밀키스 제로(가칭)가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은 밀키스 제품사진. <칠성몰 갈무리> |
출시예정 제품 가운데 회사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제품이 바로 유성탄산음료 밀키스의 제로칼로리 제품 밀키스 제로이다.
롯데칠성음료는 1989년 밀키스를 출시하고 당시 유명 홍콩 영화배우 저우룬파(주윤발)을 브랜드모델로 기용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밀키스는 국내 탄산음료 시장에서는 늘 4~5위 자리를 지키며 스테디셀러이자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 수출도 되는 효자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밀키스의 제로칼로리 제품이 출시만 된다면 펩시, 칠성사이다, 탐스, 밀키스에 이르는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라인업이 만들어져 코카콜라 측을 압도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다만 롯데칠성음료의 계획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아직 국내 출시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환타 제로, 닥터페퍼 제로(한국코카콜라가 유통)와 같은 제품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제품들이 국내에 출시된다면 제로탄산 경쟁의 양상은 또 다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한 코카콜라는 이벤트성 실험작이라고는 하지만 마시멜로맛, 솜사탕맛과 같이 대체감미료와 어울리는 새로운 맛의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를 꾸준히 내놓으며 판을 뒤엎을 준비도 하고 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