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가 비자(VISA)카드의 일방적 수수료 인상 통보에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13일 카드업계와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카드사 8개는 비자카드의 해외이용 수수료 인상에 항의하는 서한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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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샤프 비자 CEO. |
비자카드는 5월 말 국내 카드사를 상대로 모두 6개 항목의 해외이용수수료를 10월부터 인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수수료 인상 항목을 살펴보면 국내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해외결제 수수료가 인상된다. 현재 1.0%인 해외결제 수수료가 1.1%로 0.1%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소비자가 비자카드로 해외에서 1천 달러를 사용하면 1.0%인 10달러의 수수료를 비자카드에 내야 했다. 그러나 수수료 비율이 1.1%로 인상되면 11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이용금액은 132억6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소비자는 이 가운데 1%인 1억3천만 달러를 해외결제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비자카드는 국내 소비자가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할 경우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는 해외 분담금과 승인·정산 수수료, 거래승인 중계비용 등 카드사 수수료 비율도 인상하기로 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자카드가 세계 점유율 1위 지위를 이용해 아무런 협의없이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며 “이번 항의서한에서 지금의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시스템에도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카드는 수수료 인상을 하게 될 경우 통지의무로서 카드업계 관계자만 확인할 수 있는 수수료 표를 비자카드 홈페이지에 공지하면 된다. 비자카드는 이번 수수료 인상도 별도의 협의없이 수수료 표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으로 통보했다.
국내 카드사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3개국 가운데 한국만 수수료를 올리기로 한 점에 대해서도 항의하기로 했다.
비자카드는 2009년에도 한국에 대해서만 해외결제수수료를 1.0%에서 1.2%로 인상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의 거센 반발과 함께 카드사들도 비자카드 발급을 중단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자 결국 수수료율 인상을 철회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자카드가 2015년 전 자회사였던 ‘비자유럽’을 212억 유로(약 27조 원)에 다시 인수하면서 자금 지출이 크게 늘어난 점도 이번 인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손효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