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이틀 연속 급락세를 기록한 점을 두고 에너지 리스크가 일부 완화됐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독일 천연가스 재고가 목표치를 상회하면서 수급불안으로 급등세를 보이던 천연가스 가격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다소 긍정적인 시각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봤다.
▲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이틀 연속 급락세를 기록한 점을 두고 에너지 리스크가 일부 완화됐다는 분석이 30일 증권가에서 나왔다. 사진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육상시설. <연합뉴스> |
박 연구원은 유럽 천연가스 가격 추가 하락 여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천연가스 가격 추가 하락 여부는 유럽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며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궁극적으로 유가에도 직간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관련해서도 주목해야하는 지표다”고 설명했다.
유가와 천연가스는 기본적으로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서로 대체재 역할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원유와 천연가스는 일반적으로 가격이 함께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은 주요 중앙은행의 물가와 금리정책 기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유럽 천연가스 급등세는 다행히 주춤해졌지만 겨울철에 진입하면서 가격이 들썩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럽 천연가스 가격 및 유가추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미 연준 등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기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한 점이 유럽중앙은행의 9월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이상 올리는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전력가격이 함께 급등했고 이에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추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29일 전 거래일 대비 19.6% 급락한데 이어 30일에도 7.1% 내렸다.
유럽 천연가스 하락 여파로 유로화 가치 추락세가 주춤해지면서 달러/유로 환율은 1달러 수준에서 반등하기도 했다.
독일 내 천연가스 재고가 충분히 쌓인 점이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8월 말 현재 독일 내 천연가스 재고는 저장시설의 81% 이상이다. 독일 천연가스 재고는 10월1일 목표치였던 85%를 보다 이른 9월 초에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