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매각이 본계약을 앞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동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대금 마련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건설사들도 불황 탓에 새 주인을 찾기가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동부건설 매각 지연, 인수대금 확보 난항
10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키스톤PE가 최근 매각 주간사에 실사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동부건설 매각협상이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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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진 동부건설 대표이사. |
키스톤PE는 동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후순위채권 등을 좀 더 면밀히 살펴야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계는 키스톤PE가 동부건설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키스톤PE가 동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27일까지 2060억 원의 인수대금을 납입해야 한다. 하지만 키스톤PE가 보유한 자금은 인수대금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톤PE는 인수대금을 조달하기 위해 송현인베스트먼트와 합자해 세운 키스톤송현밸류크리에이션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토지신탁 지분 일부(5.94%)를 5월에 팔았다. 키스톤PE는 지분 매각으로 525억 원을 확보했다.
키스톤PE는 현재 기관투자자와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황이 당분간 불황에 빠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사 매물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업황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이런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부건설 매각 과정에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곳은 9곳이었으나 실제 본입찰에 뛰어든 기업은 키스톤PE와 유암코(연합자산관리) 2곳 뿐이었다.
◆ "건설경기 침체국면 길어질 것"
예비입찰을 끝마친 경남기업과 향후 매물로 나올 STX건설, 우림건설 등도 건설업황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점을 고려하면 매각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주택부문의 공급과잉 현상을 감안하면 향후 건설경기의 침체국면은 깊고 긴 침체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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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 |
지난해 주택부문의 회복에 건설업계가 지나치게 의존한 탓에 호황국면이 단기간에 끝나버리고 다시 경기가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시장에 상장된 건설사와 주요 비상장 건설사 131개 기업 가운데 44%는 주택경기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을 냈다. 특히 현재 법정관리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 많은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11~30위권의 중견건설사들의 손실이 컸다.
중견건설사들의 차입금의존도도 지난해 32.6%를 기록해 2014년보다 5.4%포인트 늘어났다.
대외적인 여건 때문에 최근 매각에 실패한 건설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삼부토건은 최근 인수후보자가 자금증빙을 하지 못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 건설업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탓에 인수후보자가 인수에 나설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은 매각의 걸림돌로 꼽혔던 벨레상스서울호텔(옛 르네상스호텔)을 4월에 팔아 매각 가능성을 높였으나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의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삼부건설공업도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동양이 회사가치를 최저가격보다 낮게 평가한 탓에 매각이 불발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