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희영 CJ그룹 고문(왼쪽)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오른쪽) |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최측근인 노희영 고문이 가짜 세금계산서 발행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CJ그룹이 브랜드 전략을 자문하는 노 고문에게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 부회장은 노 고문을 주력 계열사 부사장 자리에 임명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 CJ제일제당 부사장에 임명된 노희영
노희영 브랜드전략 고문이 지난달 30일 CJ제일제당의 CMO(최고마케팅책임자)로 임명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노 고문은 CJ푸드빌의 CEO 어드바이저 역할도 맡았다.
CJ그룹은 "노씨가 공식적 직위가 없는 고문임에도 그룹 전반에 걸쳐 관여한다는 지적이 많아 권한을 한정하기 위해 인사발령을 냈다"고 말했다.
노 고문은 지난해 말 통합된 마케팅팀과 브랜드팀을 사실상 총괄하게 되면서 CJ그룹 내에서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현 회장의 구속 이후 이미경 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면서 노 고문의 입지도 커졌다. 노 고문은 애초 자신이 운영하는 히노컨설팅펌을 통해 CJ계열사들과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노 고문은 이 계약서 이상의 역할을 하면서 그룹 내 실세로 떠올랐다.
CJ의 한 관계자는 "직속상사도 아닌 노 고문으로부터 꾸짖음을 당한 임직원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는 CJ가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외부인사를 정식 고위직 임원으로 앉힌 데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 고문을 검찰 수사 와중에 공식자리에 임명한 것은 이 부회장이 노 고문을 적극 보호하려는 뜻"이라며 "노 고문이 받는 혐의도 사실이라면 이 부회장의 묵인이나 방조 아래 이뤄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살 만하다"고 말했다.
◆ 노희영은 검찰조사를 왜 받나
노 고문은 지날달부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국세청이 수십억 원대의 세금계산서를 허위발행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노 고문이 CJ푸드빌, CGV, CJ오쇼핑 등 CJ계열사와 거래과정에서 25억 원 가량의 허위계산서를 발급해준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히노컨설팅펌이 CJ그룹에 발행한 가짜 세금계산서는 수억 원으로 단위가 컸다"며 "해당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노 고문과 CJ그룹 사이에 ‘일감 몰아주기’ 같은 불공정거래가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히노컨설팅펌은 계열사별로 각각 계약을 체결해 정당하게 대가를 지급받았을 뿐 그룹차원에서 일감을 몰아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수사에서 노 고문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이 부회장의 리더십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미경의 노희영에 대한 각별한 애정
노희영 고문에 대한 이미경 CJ부회장의 애정은 각별하다.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고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특히 이 부회장은 노 고문에게 크게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들은 "노희영 고문을 통하지 않고서 이미경 부회장에 접근할 수조차 없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CJ그룹은 이 회장 구속 이후 경영위원회를 만들어 비상경영을 벌이고 있다. 경영위원회에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이관훈 전 CJ 대표(현 상담역), 이채욱 CJ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이 참여했다. 그러나 현재 이관훈 대표가 빠진 채 4인체제로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CJ그룹 경영과 관련해 노 고문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면서 노 고문은 주요 임원 인사에도 개입하는 등 영향력이 커졌다. 이관훈 대표가 물러나는 과정에서 노 고문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노 고문은 2010년부터 CJ그룹에서 외식사업총괄 브랜드전략 고문을 맡고 있다. 노 고문은 오리온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던 2010년 CJ 뚜레쥬르 리뉴얼 작업 컨설팅을 맡았다. 이 부회장이 그의 일처리 솜씨에 반해 스카웃했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노 고문의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받아들여 CJ그룹 전반에 걸쳐 노 고문이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줬다고 한다.
노 고문은 이 부회장을 등에 업고 단기간에 승승장구했다. CJ그룹 내부에서 노 고문을 ‘CJ그룹 5인자’로 부르기도 한다.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이 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 고문, 이 회장의 사돈인 정영수 CJ글로벌 고문 등 오너 일가 바로 다음이라는 것이다.
CJ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노 고문의 입지상승은 CJ그룹이 급속도로 이미경 부회장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노 고문은 CJ그룹이 운영하는 올리브TV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에 2012년부터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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