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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코스피 대형주 골라 담아, 환율과 금리역전 부담에도 '사자'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2-08-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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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높은 원/달러 환율,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부담에도 7월 말부터 국내 주식을 많이 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 훈풍이 불며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상황에서 국내 코스피 대형주들이 2분기 단단한 실적을 내고 있는 점이 외국인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코스피 대형주 골라 담아, 환율과 금리역전 부담에도 '사자'
▲ 외국인투자자가 높은 원/달러 환율,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부담에도 7월 말부터 국내 주식을 많이 담고 있다.  부산 국제금융센터 앞 황소상.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분석해 보면 외국인투자자는 7월28일부터 8월9일까지 9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 이후에도 순매수가 많았는데 7월28일부터 직전 거래일인 8월12일까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모두 2조64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자는 7월말 순매수로 돌아선 뒤 ‘사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높은 원/달러 환율과 한국과 미국 금리 역전에도 국내 주식을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원화 가치가 낮고 미국이 한국보다 금리가 높은 상황은 일반적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보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가 더욱 높아진 만큼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에 자금을 둘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연준)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시행하자 외국인투자자는 2월부터 6월까지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세를 이끌기도 했다. 

그렇다면 고환율과 금리역전의 상황은 그대로인데 외국인들이 '사자'로 돌아선 이유는 뭘까?

우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최근 둔화되며 정점을 지나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급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 증시도 기업들의 호실적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국내 주식 가격이 기업 가치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점이 외국인들의 저가매수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6월 글로벌 세계시장에서 국내 증시지수인 코스닥과 코스피지수가 각각 하락율 1, 2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가팔랐다.

그래서인지 최근 외국인투자자는 2분기 단단한 실적을 낸 코스피 대형주를 집중해서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가 7월28일부터 8월12일까지 사들인 전체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1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했다. 순매수 금액은 6303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밖에 삼성SDI(3790억 원)과 현대차(2846억 원), 현대미포조선(1731억 원), 한화솔루션(1602억 원)이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안에 포함됐다.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포함되는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매수세가 몰렸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최근 증시 주도주로 불리는 2차전지, 전기차 관련 종목에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2차전지 관련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1, 2위에 올랐고 현대차(3위)와 기아(8위)도 전기차에 힘을 싣고 있는 점을 평가받아 외국인들의 매수가 많았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투자자의 사자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투자자의 투자가 집중되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LG화학 등 코스피 대형주들의 하반기 실적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에는 환율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인상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달러강세가 한풀 꺾인 영향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변국가의 달러 조달 불확실성 확대에도 원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분위기가 확인되고 있다”면서 “원화의 레벨은 현재 보다는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반도체 등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지면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출 둔화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치솟게 되면 외국인투자자가 다시 매도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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