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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스마트폰 'G5'를 선보이고 있다. |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G5가 애초 기대와 달리 초반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는 G5 출시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적자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준호 사장이 G5의 경험을 발판삼아 차기 스마트폰인 G6에서 극적 반전을 이뤄낼지 주목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LG전자의 G5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돌며 MC사업본부의 흑자전환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며 “점유율과 수익성 확보가 모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G5의 2분기 판매량 전망치를 기존 360만 대에서 250만 대로 낮췄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2분기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됐다. 애초 영업이익 160억 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으나 영업손실 1050억 원으로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5의 올해 판매량이 550만 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매부진을 겪은 G4의 지난해 출하량 추정치 440만 대와 큰 차이가 없다.
G5가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올해 판매량 전망치를 흥행작인 ‘G3’와 유사한 800만 대 수준으로 잡았다. 이에 힘입어 MC사업본부도 큰 폭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G5가 초기에 예상보다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LG전자의 마케팅비용 투입도 늘어나며 분위기가 어두워지고 있다.
박 연구원은 “G5는 초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출시시기 선택과 초기 공급량 확보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에 예상보다 낮은 판매량을 보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G5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최초로 전면 금속외관과 모듈식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시장에 공개됐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초기에 금속외관의 수율 문제로 생산량 확보에 차질을 겪으며 본격적인 판매시기가 늦어지면서 흥행 가능성이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증권사 연구원들은 파악한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G5 금속외관의 수율부진은 시장에서 추정하는 것보다 훨씬 미미한 수준”이라며 “계획대로 세계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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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G5에 적용된 금속 외관. |
하지만 G5의 글로벌 출시시기가 경쟁작인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보다 늦어 수요를 크게 잠식당했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7은 2월 처음 공개된 후 3월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동시출시됐다. 하지만 같은날 공개된 LG전자 G5는 중국에서 4월28일, 인도에서 6월1일 출시되는 등 신제품 출시효과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는다.
박 연구원은 “G5의 공개시점과 실제 출시일 사이 차이가 커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가 반감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삼성전자가 갤럭시S7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기수요를 초기에 선점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조준호 사장이 G5의 제품 차별화를 위해 듀얼카메라를 탑재하고 주변기기와 모듈의 개발에 주력한 전략도 부품원가와 연구개발비를 높여 MC사업본부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조 사장이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실지회복을 위해 제품개발과 판매전략에서 시장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하며 좀더 확실한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인 전략변화가 필요하다”며 “제품경쟁력과 공급능력, 마케팅방법 등에 철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사장이 MC사업본부 수장이 된 지난해부터 G4와 V10, G5의 연이은 부진을 충분히 경험한 만큼 차기작부터는 이런 경험을 발판삼아 스마트폰사업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큰 변화를 준 갤럭시S6 시리즈에서 초반 공급차질로 판매부진을 겪었지만 올해는 초기 생산량 확보에 주력해 갤럭시S7로 큰 폭의 반등에 성공한 선례가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G5의 판매부진으로 MC사업본부의 올해 실적 개선시기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며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를 볼 때 LG전자도 차기작인 G6에서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