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재환 금호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주택사업 확대로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금호건설은 수도권 소규모 정비시장 수주 확대와 자체사업 추진, 리모델링시장 진출 등으로 주택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면서 ‘1군 중견 건설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 서재환 금호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11~30위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 순위 변동이 많았다.
최근 주택시장이 호황기였지만 대형 건설사들이 소규모 정비사업부터 리모델링, 비수도권까지 적극적으로 발을 뻗으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설 곳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이들 사이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순위에도 큰 변화가 뒤따랐다.
금호건설은 이 가운데 주택사업 성장세를 키우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크게 끌어올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호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2021년(22위)보다 7계단 오른 15위를 차지했다. 2017년 뒤 5년 만에 20위권 안쪽으로 다시 진입했다. 시공능력평가 11~20위를 업계에서는 보통 '1군 중견건설사'라 부른다.
금호건설은 2022년 민간주택사업 실적 확대에 힘입어 공사평가액이 늘어난 데다 경영평가액과 신인도평가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호건설 경영평가액은 2021년 3486억 원에서 올해 6998억 원으로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올해 신인도평가액은 3778억 원으로 지난해(1551억 원)보다 143% 높아졌다.
경영평가액은 실질자본금과 차입금의존도, 매출순이익률, 자기자본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경영평점이 평가기준이다. 신인도평가액은 신기술지정과 협력관계, 부도, 영업정지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금호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뛰면서 사세 확장뿐 아니라 회사 재무구조 등 경영상황의 건전성까지 함께 인정받은 셈이다.
실제 금호건설은 수익성이 좋은 주택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서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이 빠진 금호그룹 재건을 위한 선결과제에서 합격점을 받아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건설은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174%로 2021년 1분기(248%)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이자를 내는 부채비율인 순차입금 의존도도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워크아웃이 끝난 2015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2166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뒤 순차입금이 꾸준히 줄어들면서 2020년 말에는 807억 원, 2021년 말 기준으로는 –434억 원을 보였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순차입금이 –581억 원으로 더 감소했다.
서 사장은 안정적 재무상황을 발판으로 앞으로 주택사업을 통한 외형확장에 더욱 탄력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건설은 최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소규모 재건축부터 아파트, 오피스텔 신축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강변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에도 입찰해 주택 리모델링시장으로도 다시 발을 뻗고 있다.
앞서 금호건설은 지난 2015년 주택 리모델링부문 담당부서를 신설해 외연 확장에 도전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의 변화, 회사의 워크아웃 등 대내외적 상황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팀도 해체됐다.
하지만 올해는 강변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하면서 실제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서 사장은 일반 주택도급사업보다 수익성이 좋은 자체개발사업도 늘려가고 있다.
금호건설은 올해 분양목표를 8054세대로 잡고 있는데 이 가운데 자체사업 물량이 1655세대에 이른다. 2020년 자체개발사업 물량이 433세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금호건설은 지난 2010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12위에 오르는 등 건설업계에서 입지가 탄탄한 건설사였다. 하지만 당시 성적은 공공공사 실적이 중심이 된 것으로 민간주택부문 성과는 포트폴리오 개선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금호건설 주택사업은 매출 비중으로 봐도 이미 회사의 핵심 기둥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서 사장은 기존 강점인 공공공사 외 주택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면서 주택사업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금호건설은 서 사장이 대표에 오른 2016년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주택사업부문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3.6%였다. 토목부문 매출 비중이 27.6%, 건축부문이 26.6%, 플랜트와 환경부문이 10.2%, 해외사업이 5.4%, 기타가 6.6%였다.
하지만 2021년 말 기준으로는 주택부문 매출 비중은 45.8%까지 높아졌다.
올해 1분기 신규수주(4838억 원) 가운데서는 67%(3278억 원)가 주택부문으로 집계됐다.
금호건설 주택사업 매출은 2018년부터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주택사업부문에서 2018년 매출 3325억 원을 냈는데 2019년에는 4204억 원, 2020년에는 6531억 원, 2021년에는 주택·개발부문 매출이 9449억 원으로 늘어났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금호건설은 기존 관급공사 매출기반이 유지되는 가운데 민간건축사업 비중이 점차 늘어나면서 매출 확대와 더불어 이익창출력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2022년 들어서도 민간건축분야에서 개선된 수주경쟁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신규수주를 이어가면서 3월 말 기준으로 2019~2021년 평균 매출의 3배를 웃도는 6조7천억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중기적으로 지금 수준의 매출기반을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