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가 메타버스 분야에서 애플과 경쟁을 앞두고 소프트웨어 플랫폼 측면의 차별화를 예고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
[비즈니스포스트]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등 메타버스 사업을 두고 애플과 맞대결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커버그는 메타의 자체 메타버스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나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이 애플과 경쟁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7일 IT전문지 더버지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최근 미국 메타 본사에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질문에 대답하는 소통 행사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 진출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꾼 뒤 메타버스 사업에서 확실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자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메타버스 기기가 PC와 스마트폰을 넘어 의사소통 및 콘텐츠 활용 분야에 ‘제3의 혁신’을 가져올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데 강력한 확신을 두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날 행사에서 애플을 가장 중요한 경쟁사로 언급하며 애플과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 전략을 비교하고 각 회사가 갖추고 있는 장단점을 설명했다.
애플은 아직 메타버스 관련된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르면 내년 첫 증강현실 기기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저커버그는 “메타와 애플의 경쟁은 하드웨어를 넘어 철학과 아이디어의 경쟁이 될 것”이라며 “어느 회사가 소비자들에 더 우수한 사용경험을 만들어내는지가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메타버스 사업에서도 아이폰과 같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폐쇄적 방식으로 유지해 내부 연동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메타는 마이크로소프트, 에픽게임즈 등 IT기업 및 콘텐츠 전문기업과 플랫폼 연동을 강화하는 개방형 방식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메타버스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저커버그는 “애플과 메타 가운데 어느 쪽의 생태계 방식이 더 우수할 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애플은 메타에 매우 의미 깊은 경쟁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사업에서 메타의 장점을 일방적으로 앞세우기보다 현실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해 애플과 경쟁에 대응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구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메타의 메타버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나아갈 미래로 꼽았다.
두 플랫폼이 iOS 및 맥OS 운영체제와 끊임없이 경쟁하며 발전하고 시장에 자리를 잡은 것처럼 메타의 메타버스 생태계도 애플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저커버그는 “메타버스 시장의 해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사용자들에게 가장 폭넓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일이 미래에 성공을 위해 추진해야 할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타의 메타버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애플의 증강현실 헤드셋과 관련 생태계에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과 끊임없는 경쟁을 예상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커버그는 메타버스 신사업을 앞으로 10년 동안 페이스북의 광고사업만큼 중요한 주력사업으로 키워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다만 이런 목표를 이뤄내려면 전 세계 약 10억 명에 이르는 사용자들이 수백 달러에 이르는 메타버스 기기를 구매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쉽지 않은 목표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