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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롯데온 '배송 전쟁'에서 뒷걸음질, 나영호 돌파구는 아직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7-26 15: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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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롯데온 '배송 전쟁'에서 뒷걸음질,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30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나영호</a> 돌파구는 아직
▲ 롯데온이 최근 롯데마트몰과 롯데슈퍼프레시의 배송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온 플랫폼 소개 화면. <롯데온>
[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롯데온이 배송 전쟁에서 발을 빼고 있다.

롯데온은 4월에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바로배송(빠른배송) 서비스에 주력한다고 했지만 최근 움직임을 보면 이 전선에서마저 일부 후퇴하는 모양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온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배송 서비스 역량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은 앞으로 신선식품의 품질 역량 확보에 집중해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점유율 확대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백약이 무효라는 것이 이커머스업계의 시각이다.

26일 롯데온에 따르면 최근 롯데마트몰과 롯데슈퍼프레시의 배송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롯데온은 25일부터 롯데슈퍼프레시 전주 송천점의 바로배송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바로배송 서비스는 롯데온을 이용해 근처 롯데슈퍼프레시에서 장을 보면 1시간 이내에 고객의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31일부터 바로배송 서비스를 중단하는 점포도 3곳이나 된다. 롯데온은 21일 공지사항을 통해 서울 잠원점과 서초센터, 프리미엄잠실점의 바로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온이 롯데슈퍼프레시의 바로배송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배송 전략의 큰 변화로 평가된다.

롯데온은 올해 4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격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그 대안으로 바로배송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새벽배송과 바로배송을 모두 실시한 결과 새벽배송 주문건수보다 바로배송 주문건수가 많았을 정도로 바로배송의 반응이 좋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롯데온은 당시 “바로배송의 주문량과 주문금액 등 구체적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새벽배송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앞으로 바로배송에 힘을 싣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을 발표한지 3개월 만에 바로배송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움직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롯데온은 롯데마트몰을 놓고도 당일배송 서비스 가능 권역을 줄여나가고 있다.

롯데온은 28일 오후 5시부터 거제시와 동두천시, 양주시, 창원시, 사천시, 진주시의 일부 지역에서 롯데마트몰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롯데마트몰 김포센터에서 택배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기존에는 거제시 등에 거주하는 고객들도 롯데온을 통해 롯데마트몰에서 장을 보면 당일배송을 받는 것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김포센터에서 택배배송으로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온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주문을 해 택배배송으로 물건을 받는 데까지는 2~3일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도입했던 빠른배송을 포기하는 것이다.

롯데온이 낮은 시장 점유율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 탓에 배송 전략을 급하게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후발주자 롯데온 '배송 전쟁'에서 뒷걸음질,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30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나영호</a> 돌파구는 아직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

이커머스업계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쿠팡과 네이버, SSG닷컴(G마켓 포함)은 모두 배송 역량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물류전문기업과 제휴하는 것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경쟁기업과도 협업한다.

이들이 배송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거래액을 높이지 않으면 향후 이커머스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백억~수천억 원 규모의 적자를 감수하는 이유다.

하지만 롯데온은 이들과 비교해 이커머스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2020년 4월 서비스를 출범한 뒤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재까지도 점유율은 4~5%대에 머물러 있다.

롯데온이 충분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배송 서비스를 넓게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보고 우선 수익성이라도 높이자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라는 평가가 이커머스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롯데온 관계자는 롯데슈퍼프레시의 바로배송 서비스 중단을 놓고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이 진행되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온라인 주문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에 맞춰 배송을 효율화하다보니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마트몰의 당일배송 서비스 권역 조정과 관련해서는 “애초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지역에서 들어오는 당일배송 주문 건수가 많지 않았다”며 “서비스 권역 조정 또한 배송을 효율화하기 위한 작업이다”고 말했다.

나영호 대표의 고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나 대표는 2021년 11월 롯데쇼핑의 실적발표 자리에 참석해 이커머스사업부의 전략을 직접 소개하며 “롯데온만이 할 수 있는 계열사 융합 서비스를 제대로 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과만 본다면 롯데온이 과연 미래에도 생존할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인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시장의 기본으로 여겨지는 배송 전쟁에서마저 후퇴하는 것은 자칫 롯데온이 경쟁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신호를 준다는 점에서 앞으로 제대로 된 승부수를 보여줘야 할 이유가 더욱 많아지는 상황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당일배송과 바로배송 서비스 축소는 배송 서비스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것이다”며 “앞으로 배송 속도보다는 품질에 더욱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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