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원덕 우리은행 은행장이 취임 첫해 상반기 하나은행을 앞선 실적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기업대출 중심으로 좋은 실적을 냈는데 하반기에도 중소기업대출 등에서 증가추세를 유지하며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 우리은행이 상반기에 좋은 실적을 냈다. 이원덕 행장이 산뜻한 출발을 했다. |
26일 우리은행의 2022년 상반기 실적을 보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9844억 원, 순이익 1조5545억 원을 거뒀다. 2021년 상반기보다 영업이익은 19.88%, 순이익은 21.51% 늘었다.
하나은행은 2022년 상반기 순이익 1조3736억 원을 냈다. 2021년 상반기보다 9.6% 증가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차이는 약 1800억 원이다.
우리은행은 앞서 1분기에도 순이익 8842억 원을 내 6671억 원을 거둔 하나은행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하나은행보다 실적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2021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조2793억 원을 거뒀다. 2020년 상반기와 비교해 88.72% 늘며 하나은행보다 순이익 기준 높은 실적을 냈다.
하나은행은 2021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조2530억 원을 거뒀다. 2020년 상반기보다 17.9% 늘었다.
그러나 약 200억 원의 차이가 하반기에 따라잡히며 2021년 우리은행은 순이익 2조3755억 원을 거둬 2조5704억 원을 낸 하나은행에 밀렸다.
이처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국내 은행업계 3, 4위 경쟁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3월 취임한 이 행장은 취임 첫 해 하나은행보다 앞서기 시작하며 산뜻한 임기 출발을 맞이하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하나은행을 실적에서 앞서기 시작했다”며 “우리은행이 3위 은행으로 위치를 굳히며 나아가 더 높은 위치로 가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순이자마진(NIM)은 앞선 분기보다 0.09%포인트 개선됐다.
원화대출채권도 기업대출이 늘어나며 1분기와 비교해 1.3%포인트 늘었고 마진 개선과 대출잔액 증가로 이자이익도 6%포인트 증가했다.
이익 지표와 함께 주요 건전성 재무지표도 좋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연체 비율은 각각 0.30%, 0.21%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 합계액(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이 여신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은 은행을 뜻한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평균 0.50%를 나타냈다. 우리은행의 0.30%는 평균보다도 낮은 안전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건전성 재무지표인 고정이하여신커버리지비율(충당금 적립액을 부실채권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회사가 부실 대출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은 210.3%를 나타냈다. 2021년 같은 기간 192.2%보다 높아졌다.
건전성 지표의 개선은 우리은행이 2분기 대손충당금으로 3308억 원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미래 경기를 반영한 추가 충당금으로 1310억 원을 준비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상반기 호실적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성장시켜 큰 폭의 순익 증대를 이룬 결과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올해 하반기에 성장폭이 일부 부문에서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은행권의 심화한 경쟁과 가산금리 조정,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각 은행의 대출 성장이 다소 위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하반기 가계대출 성장이 제한적이지만 중소기업대출에서는 증가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