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론 왕 화웨이 아태지역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선임 부사장이 '디지털 이노베이션 콩그레스 2022'에서 발표하고 있다. <화웨이>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고액 연봉 등 파격적 조건을 내세워 글로벌 인재를 끌어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재 채용을 통해 미국 정부의 제재 영향을 극복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5일 중국 증권매체 증권일보에 따르면 최근 화웨이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올해 두 번째 글로벌 ‘천재소년’ 채용공고를 공개했다.
천재소년 공개채용은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계획하고 2019년부터 실행한 화웨이만의 인재채용 방식이다.
증권일보에 따르면 화웨이가 천재소년으로 채용하는 인력들의 초봉은 세 단계로 나뉘며 가장 낮은 3단계는 89만6천 위안에서 100만8천 위안(1억7415만~1억9593만 원), 가장 높은 1단계는 182만 위안~201만 위안(3억5375만~3억9천만 원)이다.
화웨이 내부 관계자는 증권일보를 통해 “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화웨이는 매번 채용에서 연봉과 복지, 자유 보장 등 기준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쩡웨이성 학교연구인재개발부 부장은 5월 중국 교육부 브리핑에서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약 2만6천 명의 대학 및 석사, 박사 졸업생들이 화웨이에 입사했고 이 가운데 300명이 ‘천재소년’으로 채용됐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파격적 조건을 내세워 글로벌 인재 채용에 힘쓰는 이유는 미국 제재 영향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증권일보에 따르면 궈스량 경제 평론가는 “이번 천재소년 채용 분야를 보면 화웨이는 반도체 등 분야의 핵심 기술 돌파구를 위해 포석을 깔고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안보상의 이유로 화웨이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했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도 비슷한 시점에 미국 정부 요청에 따라 화웨이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궈 평론가는 “화웨이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핵심 인재 육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며 인재가 화웨이의 미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저우시빙 중국본토기업소프트파워연구센터 연구원은 증권일보에 “화웨이가 파격적 인재 채용에 나서는 것은 사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재 채용 빈도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중국 매체 이지교육에 따르면 최근 하이실리콘도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반도체 칩, 통신 엔지니어, 광학 엔지니어 등 분야에서 박사급 인력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공개했다.
반도체 EDA 분야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가 미국 업체 케이던스와 시놉시스로부터 구매할 수 없게 된 핵심 장비다.
이지교육은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직접 강력한 박사 연구개발팀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