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건설자재값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이 못내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 목표 19조4천억 원 달성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원가부담에 영업이익 1조 원이라는 금자탑과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6년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한 뒤 당시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2분기 영업이익률 하락이 아쉽게 됐다. |
22일 현대건설은 화려한 경영 성과를 보여주는 숫자들이 빼곡한 2022년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현대건설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2분기 매출 5조5794억 원, 영업이익 1754억 원, 순이익 2250억 원을 거뒀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4.6%, 영업이익은 2.3%, 순이익은 22.9%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영업이익을 빼면 증권가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결과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의 올 2분기 매출을 4조8675억 원, 영업이익 1823억 원, 순이익 1473억 원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 기대치보다 매출은 14.6%, 순이익은 52.7% 높게 나왔다. 다만 영업이익은 기대치를 소폭 밑돌았다.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불만스러운데도 순이익은 나쁘지 않다. 이는 금융수익과 기타수익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분기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은 매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그만큼 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은 3.14%를 기록했다. 1분기보다는 1.00%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1%포인트 하락했다.
현대건설은 2020~2021년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공사가 지연돼 이익에 악영향이 있었는데 올해엔 건설자재값이 가파르게 올라 경영환경이 악화했다.
윤영준 사장은 코로나19 영향 속에서도 좋은 공사를 수주해 다시 한 번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을 기대해볼만 했기에 올해 건설자재값 상승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 목표 19조4천억 원을 내놨는다. 코로나19 이전 2016~2018년에 영업이익률이 5% 중반 수준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충분했다.
영업이익 1조 원이라는 성적은 이제껏 국내 건설사들 가운데 단 두 곳만 달성했던 대기록이다. 현대건설이 2016년에, GS건설이 2018년에 각각 1조 원 선을 넘어봤다.
실제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현대건설의 2022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의 평균값)는 1조200억 원에 이르렀다.
이에 2016년(1조1590억 원) 이후 다시 1조 원 영업이익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많았지만 지금 추세라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증권가의 현대건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8161억 원으로 낮아졌다.
윤영준 사장은 원가부담을 이겨내려 다양한 방안을 짜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철근 콘크리트연합회 파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단 한곳의 건설현장도 멈추지 않았다. 건설자재값이 오른 것보다 공사 지연이 원가부담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윤 사장은 2019년에 수주한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조합과 새롭게 공사비 협상을 마무리짓는 등 원가부담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여 왔다.
하지만 2분기부터 본격화한 건설자재값 상승이 끝내 윤 사장의 발목을 잡았다.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12월 18%가량 올랐고 오는 8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골재 가격도 지난 5월부터 입방미터(㎥) 당 8만300원으로 13.1% 올랐는데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추가 가격 인상 요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행히 8월 톤당 철근 기준값은 12만 원이 하락해 100만 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해 초반 톤당 70만 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40% 이상 오른 수준이다.
다만 우량한 수주잔고를 확보한 덕에 경영환경이 개선되면 영업이익률이 회복될 여지도 남아있다.
현대건설은 신규수주를 꾸준히 늘려온 덕에 매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0년 27조1590억 원, 2021년 30조6290억 원의 신규수주를 거뒀다.
올해 상반기에는 21조163억 원을 기록해 수주잔고 90조6985억 원을 확보했다. 이는 전년 말보다 15.2% 증가한 수치다.
이에 매출도 2020년 16조9708억 원에서 2021년에는 18조655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목표 매출 19조4천억 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견조한 주택사업 매출에 더해 해외 대형 프로젝트 실적 확대로 매출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며 “건설자재값 상승에 따른 원가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