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음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연기자 마오쥔졔(가장 왼쪽)와 전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왼쪽에서 두 번째). <제시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비즈니스포스트] 홍콩 증권 당국이 뚜렷한 자격 없이 상장사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며 상무이사로 재임한 중국 연예인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21일 중국 매체 시대재경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는 ‘기전홀딩스 및 전 상무이사 관련 규율 행동’이라는 공지를 통해 “거래소는 기전홀딩스와 마오쥔졔 전 상무이사를 공개적으로 질책한다”며 “마오쥔졔가 계속해 상장사 이사회 이사로 남아있는다면 투자자 권익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오쥔졔는 여러 중국 드라마에 주연과 조연으로 출연한 중국 국적 연기자다. 기전홀딩스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기전홀딩스는 2021년 1월 인사이동 공지를 통해 마오쥔졔가 상무이사에 선임되었으며 월 급여는 30만 홍콩달러(약 5005만 원)라고 밝혔다.
마오쥔졔가 여러 유명 기업과 국제금융기관에서 고위 직책을 맡았다는 소개도 포함돼 있었지만 대부분 사실 확인이 어려운 이력에 해당한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마오쥔졔는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2021년 11월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상무이사직을 내려놨다.
다만 홍콩증권거래소가 마오쥔졔의 이사회 이사직 사퇴를 권고한 점을 보면 아직 기전홀딩스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대재경은 기전홀딩스가 6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이력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연예인을 고액 연봉으로 임원진 자리에 앉혔다고 지적했다.
기전홀딩스의 2021년 실적 보고서를 보면 연간 순손실 규모는 3073만 위안(59억4072만 원)으로 2020년보다 늘었고 연매출은 4082만 위안(78억9132만 원)으로 2020년보다 42.4% 줄었다.
시대재경은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나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한 지름길로 연예인들을 임원진으로 영입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었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연예인의 임원진 자격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5년 연기자 덩차오가 중국 대형 가전 업체 창훙의 제품 매니저 직책을 맡게 되고 뮤지션 가오샤오쑹이 알리바바그룹 산하 알리뮤직의 이사장으로 선임된 것을 시작으로 가수 저우졔룬 등 40명이 넘는 연예인들이 ‘낙하산’으로 기업 관리자나 임원진을 맡았다.
홍콩증권거래소의 마오쥔졔 관련 공지가 발표된 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연예인이라 재능도 많다”거나 “못하는 일이 없고 벌 수 없는 돈이 없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