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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3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간 관계 발전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시진핑 중국 주석과 다섯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유례없는 양국의 친밀관계를 과시했다.
두 정상은 지역안보, 경제협력, 인문교류, 국제협력 등에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밝혔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환대에 사의를 표시하고 박 대통령을 다시 중국에 초청했다.
◆ “역사상 가장 좋은 한중관계”
시진핑 중국 주석의 첫 국빈 방한과 정상회담은 양국의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듯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진행됐다. 인민일보는 “오늘날 중한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다”며 “시 주석의 방한은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 발표에서 “한중 양국이 1992년 수교 이래 비약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지난 1년간 한국과 중국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높은 수준의 전략적 소통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박 대통령 방중 때 제시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과 이번 공동성명을 토대로 양국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합의했다.
양 정상이 합의한 주요사업은 ▲외교안보 고위전략대화 ▲한중 청년 지도자 포럼 정례 개최 ▲해상경계확정 협상 ▲한중FTA 연내 타결 ▲원화-위안화 직거래 체제 구축 ▲비자면제 단계적 확대 협의 ▲영사협정 체결 등이다.
시 주석은 주변국과 관계와 관련해서 한반도에서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6자회담 프로세스를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적극 평가한다”며 “남북이 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협력을 해 나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대한 한민족의 염원을 존중”하며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통일이 실현되기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의 양안관계에 대해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는 데 이해와 존중을 표하고 하나의 중국만이 있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양안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중국이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지지하며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양 정상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이른 시일내에 개설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연내에 타결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화권을 제외한 아시아 최대 위안화시장으로 부상하고, 한중간 경제통합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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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주석이 3일 국빈 방한해 청와대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 박근혜 붉은 옷 입고 시진핑 맞아
시 주석은 당서기였던 2005년과 부주석이었던 2009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러나 주석으로 취임한 후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날 낮 12시 무렵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전용기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권영세 주중대사,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시 주석 내외를 영접했다. 시 주석은 부총리급 인사 3명과 장관급 인사 4명 등 80여 명의 수행원을 동반했다.
시 주석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4시부터 청와대 정원에서 환영식에 참석했다. 환영식에서 시 주석은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붉은 옷을 입고 시 주석의 말을 중국어 그대로 인용하는 등 시 주석을 환대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작년에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이 환대를 해 줬다”며 “1년 만에 시 주석이 방문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로운 동북아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치면 한국과 중국의 꿈이 동북아의 꿈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을 다시 만나 매우 반갑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중한관계를 중시한다”며 “중국과 한국은 서로에게 좋은 동반자이자 친구”라고 강조했다. 또 시 주석은 “세월호 사고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후 단독 정상회담을 한 후 오후 6시경부터 확대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예정된 시간보다 길게 대화를 나눠 공동기자회견이 늦어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벌써 다섯 번째다. 지난 3월 네덜란드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난 박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은 진정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해 양국관계가 각별함을 드러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취임 후 우리나라를 북한보다 먼저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한은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을 등에 업고 집단자위권 헌법 재해석 발표를 한 직후 이뤄져 한중간의 긴밀한 공조가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양국 외 3국 문제를 다루지 않는 것이 관례로 공동성명에서 일본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시 주석은 방한에 맞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순풍에 돛을 달자’는 내용의 기고문을 보냈다. 시 주석은 이 기고문에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국제사회에서 국가간 관계발전의 모범이 됐다”며 “새로운 시기를 맞아 관계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특별히 상호신뢰에 바탕을 두고 서로 돕고 협력해 경제는 물론 안보와 문화 등 다방면에서 관계를 증진시킬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