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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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이틀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크게 던졌다. 반면 SK하이닉스 주식은 5거래일 연속 순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크게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310원대에 머무는 등 국내 반도체주 투자를 향한 불확실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던졌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490억 원어치 사고 4411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19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에 이어 삼성전자 주식을 이릍 연속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도 전날 644억 원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66%(400원) 내린 6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는 국내를 대표하는 또 다른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 주식은 이날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1923억 원어치 사고 1079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수 규모는 8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자는 14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 사자 흐름을 이어갔다.
SK하이닉스 주가는 2.00%(2천 원) 오른 10만2천 원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10만 원을 지켰다.
국내 반도체주를 향한 복합적 상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외국인투자자의 투자방향을 엇갈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61%(123.57포인트) 오른 2803.1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2.4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76%), 나스닥지수(3.11%)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월 들어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월5일부터 전날까지 11거래일 동안 14.02%(344.68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회복된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이틀 연속 크게 던진 셈인데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원/달러 환율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5원 내린 1312.9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여전히 1310원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7월5일 1300원을 넘어선 뒤 이날까지 7월7일 하루 빼고 모두 1300원 위에서 머물고 있다. 특히 7월14일부터는 5거래일 연속 1310원 위에서 움직이며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투자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매도한 뒤 원화를 달러로 바꿀 때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중 40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13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외에 하나금융지주(-243억 원), 한국항공우주산업(-227억 원), 네이버(-197억 원), 이마트(-159억 원), 에코프로비엠(-142억 원), 현대차(-125억 원), LG에너지솔루션(-113억 원) 등을 100억 원 이상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가 많이 순매도한 종목 상위 5위 안에는 SK하이닉스와 함께 삼성SDI(444억 원), LG화학(352억 원), LG이노텍(330억 원), HMM(126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한재 기자
▲ 20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