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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 계열사가 삼성보다 많은 이유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7-03 19: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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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 계열사가 삼성보다 많은 이유  
▲ 왼쪽부터 김영대 대성합동지주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

대성은 재계 순위 40위다. 그런데 삼성그룹보다 계열사 수가 많다. 대성그룹의 계열사가 늘어난 것은 8할이 대성가 삼형제의 불화 때문이었다.

기업집단 대성의 계열사 수는 지난 4월 기준으로 76곳이다. 재계 순위 1위 삼성그룹보다 2곳 더 많다. 대성의 계열사는 지난해 초 87곳에서 줄어들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디에스파워, 툰부리, 에스씨지디스플레이 등 3곳의 새로운 계열사들이 설립됐다.

계열사가 많은 탓에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으로 선정된 대성의 계열사 수도 10곳에 이른다. 이는 국내 대기업 중 최고 수준이다. 서울도시개발, 에스씨지솔루션즈, 에픽셀 등의 계열사들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기업으로 선정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다.

◆ 76개 계열사의 30%는 '좀비회사'

대성 계열사 중 매출이 전혀 없는 계열사도 무려 9곳이다. 출판 및 경영자문 계열사 영컨설팅은 2012년 이후 줄곧 매출이 0원이다. 대성지주와 대성홀딩스 매출도 0원이다. 대성지주는 소프트웨어 제조 및 공급 계열사이며, 대성홀딩스는 대성에너지의 지주사다.

실적이 형편없는 계열사도 속출하고 있다. 파주영농, 디에스아이호텔, 디에스아이리테일 등은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내고 있다. 부동산 개발 계열사 남곡이지구와 IT계열사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는 현재 자본잠식상태다.

업계는 대성 계열사 중 30%가 사실상 회사 역할을 하지 못하는 ‘좀비회사’라고 본다. 이처럼 대성의 계열사 에 거품이 잔뜩 끼게 된 배경에 대성가 3형제의 불화가 자리잡고 있다.

김영대 대성합동지주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 등 대성가 3형제의 불화는 2001년 창업주 김수근 명예회장이 숨진 뒤 현재까지 14년 동안 계속됐다.

김수근 명예회장이 별세하자 지분상속 문제를 놓고 김영대 회장이 다른 두 동생과 대립했다. 당시 김영대 회장이 물려받은 대성산업은 서울도시가스 지분 62.94%와 대구도시가스 지분 26.3%를 보유하고 있었다.

상속과정에서 서울도시가스는 김영민 회장, 대구도시가스는 김영훈 회장의 몫으로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에 따라 두 동생들은 김영대 회장에게 대성산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김영대 회장이 계열사 지분을 내놓으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동생들에게 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 다른 두 동생들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매매시점의 종가에 팔아야 한다고 맞섰다.

대성가 삼형제는 이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결국 법원을 찾았다. 이를 보다 못한 대성 원로들이 중재에 나서 가까스로 문제가 해결됐다.

◆ 3차례 법정간 형제불화, 경쟁적 사세확장 불러

대성가 삼형제의 불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머니 여귀옥 여사가 2006년 별세하면서 남긴 100억 원 대의 유산분배 문제를 놓고 또다시 갈등을 일으켰다. 이 문제는 2년 동안 법정에서 다뤄졌고 결국 3형제가 동등하게 나눠가지는 것으로 결론났다.

두 번의 유산상속 문제로 삼형제의 의는 상할 대로 상했다. 불과 4년 뒤인 2010년 대성가 형제는 또 다시 법정에 섰다. 이번엔 ‘대성’의 이름을 놓고 장남 김영대 회장과 삼남 김영훈 회장이 맞붙었다.

김영대 회장이 대성산업의 상호로 ‘대성지주’를 사용하려 하자 김영훈 회장이 상호사용을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다. 이미 ‘대성홀딩스’라는 명칭의 지주사가 있어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원이 김영훈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김영대 회장은 결국 ‘대성산업’이라는 명칭으로 유가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김영대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로 분류되는 비상장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계열사는 여전히 ‘대성지주’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불화에 뿌리를 둔 경쟁심은 3형제의 계열사 늘리기로 이어졌다. 김수근 명예회장이 작고한 2001년 이후 3형제가 경쟁적으로 신사업 추진에 나서면서 계열사 수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성은 3형제가 독자경영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계열분리가 되지 않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며 “계열사 늘리기를 통해 사세싸움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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