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 당내 최대 '친윤석열' 그룹으로 떠오르면서 장 의원이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출범 연기로 받은 타격을 만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장 의원이 주도해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친윤' 의원들을 비롯해 60여 명의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같은날 정책의원총회에 40여 명 의원이 모였던 것과 대비되면서 미래혁신포럼과 장 의원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다.
정치평론가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YTN 나이트포커스에 출연해 미래혁신포럼을 두고 “‘나 장제원은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야’라는 것을 나타내고 ‘나 장제원이 포럼에 있는 회원들과 함께 당의 주도권을 행사하겠어’라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풀이했다.
장 의원이 미래혁신포럼 의원들과 차기 전당대회에서 주도권을 행사해 당대표를 우리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도 했다.
장 의원은 코로나19로 1년이 넘도록 중단됐던 미래혁신포럼 강연을 재개하면서 첫 연사로 김종인 전 위원장을 초청했다.
장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서로 격한 어조로 비난을 주고받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장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을 삼고초려를 통해 초청하면서 이들 사이 관계 개선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4월20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판해온 장 의원을 향해 “홍준표 의원 꼬붕”이라며 “상대도 안 한다. 지가 짖고 싶으면 짖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도 “김종인 꼬붕이 아니어서 참으로 자랑스럽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안철수 단일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 김 전 위원장이라고 지적하며 “그만큼 방해했으면 이제 그만하시라”고 공격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선 장 의원을 비롯해 친윤석열계 의원들과 김종인-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이 대립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장 의원이 당내 모임을 주도하고 당내 주요 인사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을 두고 차기 당대표 선출에 앞서 윤핵관 내 주도권 싸움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시선이 떠오른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는 등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함께 윤핵관 ‘투톱’으로 평가되지만 앞서 시도됐던 ‘민들레’를 둘러싸고 권 원내대표에게 제동이 걸리는 등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는 다소 모습을 보였다.
권 원내대표가 민들레를 놓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된다”며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에 앞장서서 막겠다”고 말하자 장 의원은 “민들레 모임이 당 분열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도 “제가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라면 저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장 의원이 권 원내대표와는 다르게 안 의원이나 김 전 위원장 등 당내 다양한 범위로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에서도 장 의원이 주도권 확보를 노린다는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안 의원이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인선안을 반대하고 앞서 안 의원의 초대 국무총리 내정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안 의원을 줄곧 견제해왔다.
권 원내대표가 정점식 의원을 반대한 이유로 일각에선 정 의원이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이자 장제원 의원과 가깝기 때문에 당내 세력이 약한 안 의원과 친윤석열계 사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의원이 그럼에도 국민의힘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도 거론되는 만큼 장 의원은 합당 이후 아직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안 의원에게 당내 세력 확장의 교두보를 제공하면서 상호 이익을 모색할 수 있는 셈이다. 미래혁신포럼에서도 안 의원과 장 의원 뒷자리에는 정점식 의원이 자리해 눈에 띄었다.
장 의원은 김 전 위원장 초청을 통해 민들레 출범 제동의 원인이 됐던 계파 색 우려도 지우려는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장 의원은 미래혁신포럼이 ‘순수한 공부모임’이라며 친윤계 세력화 가능성과 안 의원과 연대설 등 과도한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장 의원은 전날 행사를 마친 뒤 '안 의원과 손을 잡고 정치 세력화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제가 어떤 세력화를 하고 있느냐"며 "너무 과장된, 과한 해석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