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생충’, ‘극한직업’, ‘신과 함께’, ‘명량’ 등 1천만 명이 넘는 관객이 든 영화의 크레딧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에 뛰어들었는데 꾸준한 성과로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영화 ‘범죄도시2’가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투자사들도 짭짤한 투자수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범죄도시2는 개봉 25일 만인 15일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16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1090만 명으로 1100만 명 고지도 곧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천만 관객 영화와 비교할 때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관객이 불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침체를 뚫고 ‘기생충’에 이어 3년 만에 천만 관객 기록을 썼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범죄도시2는 이미 손익분기점도 돌파한 지 오래다. 제작비는 130억 원이며 손익분기점도 150만 명 수준에 그친다.
개봉 전 대만, 몽골, 미국 등에 선판매되면서 빠르게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만큼 일찌감치 투자원금 회수수준을 넘긴 투자자들은 관객이 늘어나면 계속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
기업은행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이 영화 크레딧에 미디어로그, KC벤처스, KTB네트워크 등 모두 11곳과 함께 공동제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보통 영화에 투자는 했지만 주요 투자사보다 투자금이 적을 때 공동제공이라는 용어를 쓴다.
기업은행은 범죄도시2에 얼마를 투자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전 사례에 비춰볼 때 10억 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은행은 신과함께 시리즈에 투자조합을 통한 간접투자로 10억 원, 직접투자로 10억 원 등 모두 20억 원을 투자했다. 극한직업에는 7억 원가량 직접투자, 1억 원가량은 간접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영화,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를 전담하는 문화콘텐츠금융부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문화콘텐츠산업을 우리나라 핵심산업으로 키우려면 국책은행의 지원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하고 2012년 외부 전문가들을 모아 문화콘텐츠금융팀을 설치했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문화콘텐츠는 성공하면 투자금의 몇 배를 회수할 수 있지만 실패했을 때 손해가 클 수 있다.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팀은 실패를 최소화하고 투자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해 투자 대상 발굴과 선정 과정에서 가능한 많은 의견을 참고하고 특정인의 의사결정만으로 확정하지 않는다. 관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왜곡된 결정을 막기 위해서다.
기업은행은 범죄도시2의 전작인 ‘범죄도시’를 두고서는 잔인한 요소 등이 있다는 이유로 마지막까지 고심하다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이번 영화는 그러한 부분에서 내부적 논의를 통과해 투자에 나서게 됐으며 결과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수익을 얻게 됐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