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아파트 리모델링은 건물 철거와 복원, 증축 등 시공이 까다로운 부분이 많아 일반 재건축, 재개발사업보다 기술력이 더욱 중요한 평가요소가 된다.
리모델링 수주전에서 과거 준공실적 등 시공경험이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GS건설은 최근 몇 년 사이 리모델링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수주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에서 준공 경험은 없다.
GS건설이 2018년 처음으로 따낸 리모델링사업인 서울 강남구 청담건영아파트도 빨라야 2023년 하반기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부회장은 아파트 리모델링분야 선두주자들에 견줘 출발이 늦은 만큼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리모델링 전담 팀을 만든 데 이어 최근 리모델링Lab이라는 이름의 자체 연구개발조직까지 신설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GS건설 리모델링Lab은 리모델링에 최적화한 공법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리모델링 사업의 핵심인 구조 안정성과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또 수직증축, 철거 안정성과 주거성능 확보 등 리모델링분야 다른 핵심 문제들을 해결해줄 기술 연구 및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리모델링은 건물의 골조 일부만 남기고 증축, 보강공사 등을 통해 새로운 건물로 재탄생시키는 정비사업 모델이다.
재건축, 재개발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아 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보여 오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시장에서는 준공실적이 있는 건설사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일찍이 지난 2000년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든 쌍용건설을 포함해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등에 불과하다.
GS건설은 이미 아파트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는 만큼 기술부분에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2021년 7월 도시정비사업그룹 도시정비2담당 아래 리모델링 전담 팀을 새롭게 꾸리면서 리모델링 기술과 사업수행 역량을 확보해 리모델링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리모델링시장에서도 선두에 서겠다는 포부도 내놓았다.
GS건설은 실제 리모델링팀을 만든 뒤 사업 수주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면서 리모델링 수주 실적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GS건설은 2018년 10월 청담건영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하면서 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2020년까지 리모델링부문 수주건수가 통틀어 2건에 그쳤다.
하지만 2021년 들어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상반기부터 송파구 문정건영아파트, 마포구 밤섬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했고 하반기에도 구로구 신도림 우성1차, 신도림 우성2차, 강남구 대치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까지 따냈다.
같은 해 12월에 서울 마포구 서강GS아파트, 경기 수원시 영통 주공5단지 리모델링사업도 추가하면서 지난해 리모델링사업에서만 수주실적 1조4168억 원을 확보했다.
임 부회장은 올해도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까지 눈을 돌리며 리모델링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우성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데 이어 도시정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목동과 송파구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에 적극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비수도권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리모델링사업이라는 창원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수주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성원토월그랜드타운은 1994년 창원시 성산구 성남동 일대에 지어진 42개 동, 6252세대 아파트 단지다. 리모델링을 통해 7189세대로 증축될 예정이다.
최근 도시정비시장은 새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재건축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불확실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기다리기보다 리모델링을 통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분위기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곳은 모두 124개 단지로 2021년 5월(72개 단지)보다 72% 급증했다.
도시정비업계도 올해 전국에서 아파트 리모델링 발주 물량이 19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재건축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아파트 리모델링에 관심이 급증하고 공사도 늘어나고 있지만 리모델링에 적합한 설계와 공법 개발은 아직 더딘 것이 현실”이라며 “GS건설은 리모델링Lab을 통해 선제적 기술, 공법을 개발해 리모델링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