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식품업계가 즉석밥 신제품을 내놓고 경쟁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즉석밥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하자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한 새 제품 출시가 활발해지고 있다.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즉석밥 제품들. <연합뉴스> |
식품업체들은 ‘즉석밥 레시피’의 차별화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3일 식품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면 기업들은 올해 새롭게 출시한 즉석밥 제품의 시장 안착을 위해서 대형마트 중심으로 다양한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 식품업계가 출시한 제품을 살펴보면 솥밥, 곤약밥, 잡곡밥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만든 고급 즉석밥 제품들이 눈에 띈다. 과거에는 흰쌀밥 제품 위주의 가격경쟁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레시피 경쟁'으로 모습이 달라진 셈이다.
기업들은 저마다 보유한 경쟁력을 앞세워 고급 즉석밥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햇반솥반’의 신제품을 출시해 즉석밥 시장에서 ‘원조’의 명성을 지키려고 한다.
햇반솥반은 CJ제일제당이 2021년 7월 출시한 고급 햇반 브랜드다. CJ제일제당이 특허 6건을 출원한 ‘신 무균화 공정기술’이 적용됐다.
CJ제일제당은 5월25일 '전복내장 영양밥'과 '소고기우엉 영양밥', '흑미 밤찰밥' 등 햇반솔반 신제품 3종을 추가로 출시해 햇반솥반의 라인업을 7종으로 늘렸다. 기존 햇반솥반이 야채 위주의 첨가물이 들어간 것과 비교해 신제품들은 고기, 해산물 등을 활용했다.
육류와 해산물은 제조과정에서 손상될 수 있고 유통과정에서 변질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어 즉석밥 상품화가 어려운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솥반 진공가압기술’을 통해 장기보존할 수 있는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즉석밥 시장 2위인 오뚜기도 즉석밥 상품군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뚜기는 흰쌀 즉석밥인 오뚜기밥 시리즈 이외에 곤약쌀을 넣은 '오뮤' 브랜드를 2021년 8월에 선보였다. 오뮤는 다이어트를 위한 저열량 고급 즉석밥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오뮤 '곤라이스' 즉석밥 3종(귀리잡곡, 버섯된장, 제육고추장)의 제품 겉면 포장에는 영양성분표 이외에 개별 제품의 열량이 큰 글씨로 표기됐다. 오뮤 곤라이스 제품들이 모두 200kcal 이하의 열량에 불과하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덥밥, 국밥 등을 제품화한 ‘컵밥’ 제품은 양으로 차별화를 강조한다.
오뚜기는 2020년 7월 '양을 늘려달라'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컵밥’ 23종의 양을 20%가량 늘렸다. 증량 이후 컵반의 매출은 이전보다 약 20%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과 오뚜기의 합산 시장점유율이 95%가 넘어가는 시장이다. 하지만 틈새를 파고들기 위해 도전장을 내민 기업도 있다.
하림이 5월 고급 즉석밥 브랜드 ‘더미식밥’을 선보인 것이다.
하림은 2021년 3월 즉석밥 제품 ‘순밥’을 선보였는데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더미식밥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한 것은 즉석밥 시장 재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하림은 더미식밥의 밥맛을 살렸다는 제조공정을 강조하고 있다.
하림에 따르면 더미식밥은 △첨가제 무사용 △분사식 뜸들이기 △공기층 포장 등 밥맛을 위한 제조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이들 제품이 즉석밥 시장에서 다소 비싼 2800원에 책정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하림은 더미식밥의 제품군으로 쌀밥과 현미밥, 오곡밥 등 11종을 갖추고 있다. 오직 밥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림은 즉석밥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목표로 삼고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1인당 쌀 소비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즉석밥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통계포털 양곡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쌀소비량은 2015년 71.7kg에서 2021년 56.9kg으로 20.6%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전체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15년 57만5460톤에서 2021년 68만157톤으로 18.1%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가 2017년 약 3300억 원에서 2021년 약 4500억 원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