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GS건설이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써낸 입찰가가 경쟁상대인 포스코건설보다 1천억 원가량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GS건설의 제안에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공사비를 인상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어 실제 공사비 규모는 섣불리 판단하기 쉽지 않다.
3일 비즈니스포스트가 입수한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제안서를 보면 GS건설은 6439억 원을, 포스코건설은 공사비로 7425억 원을 각각 제안했다. 두 회사의 공사비 차이는 986억 원이다.
3.3m²당 공사비로 환산하면 GS건설은 525만 원, 포스코건설은 579만 원이다. 3.3m²당 가격에 54만 원의 차이가 난다.
시공권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입찰가격이 이렇게 벌어진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건설비가 크게 다르기 어려워 차이가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양쪽 제안의 금액 차이는 한 마디로 물가상승률에서 비롯됐다.
포스코건설은 착공시기까지 공사비에 변동이 없다고 못 박았다. 포스코건설이 예상하는 착공시기는 2024년 12월로 그 때까지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은 없다는 것이다.
다만 2024년 12월에도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상황은 약간 달라진다.
착공지연의 원인이 포스코건설에 있다면 공사비는 7425억 원으로 유지되지만 외부요인에 따라 공사가 늦어지면 2024년 12월 이후의 물가상승률은 반영하게 된다.
반면 GS건설은 저렴한 공사금액을 제안하면서 실제 착공일까지 소비자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를 산술평균 내 공사비를 올리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최근 1년 동안의 물가상승률을 살펴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약 4.7%, 건설공사비지수는 11.06% 가량 높아졌다. 두 상승률의 산술평균값은 7.88%다.
포스코건설이 예상한 착공시기인 2024년 12월까지 이 상승률 7.88%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GS건설의 공사비는 7788억 원으로 늘어난다. 3.3m²당 635만 원이다.
물론 물가상승이 진정된다면 공사비가 이만큼 올라가지는 않는다. 조합원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변동금리를 할지, 고정금리를 할지 고민인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물가상승률뿐 아니라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의 착공시기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예정대로 착공할 수도 있지만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받아야 하는 만큼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번 입찰을 두고 “최근 물가인상에 따른 추가 공사비 이슈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확정공사비를 제안하는 것이 회사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다”며 “사업지연으로 고통받고 있는 조합원을 위해 공사비를 확정해서 제안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만 밝혔다.
부곡2구역 재개발은 부산 금정구 부곡동 279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35층 아파트 19개동 2029세대를 건축하는 사업이다.
2018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2019년 5월 GS건설·포스코건설·SK에코플랜트를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올해 1월 계약을 해지하고 시공사 재선정 과정에 들어갔다.
조합은 6월2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