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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그룹 싱크탱크에 컨설팅 맡겼다, '변화' 구체화 단계 들어가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5-31 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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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쇼핑이 롯데그룹의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컨설팅을 맡겼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여러 외부 출신 대표이사가 그동안 파악한 회사의 장단점을 바탕으로 변화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쇼핑 그룹 싱크탱크에 컨설팅 맡겼다, '변화' 구체화 단계 들어가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31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4월 말 이사회를 열고 ‘2022년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컨설팅 계약 체결의 건’을 의결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30일 일제히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를 살펴보면 롯데쇼핑 이외에 롯데미래전략연구소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이사회를 연 회사는 없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롯데쇼핑은 이전에도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내부 컨설팅을 종종 의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따로 이사회 결의를 거쳤다. 이사회를 열어서 안건을 처리해야 했을만큼 컨설팅 계약 금액이 컸다는 의미다. 이는 중요한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롯데쇼핑의 의뢰에 따라 롯데쇼핑 경영진단을 비롯해 앞으로 가야 할 방향 등 전반적 내용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어떤 사업을 펼쳐나가야 할지 등을 살펴보는 차원에서 컨설팅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롯데쇼핑이 본격적으로 미래 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말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발탁됐지만 싱가포르에 체류하는 문제로 뒤늦게 합류했다. 2월부터 업무를 보기 시작해 그동안 경영의 전반적 시스템을 살펴보고 내부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데 주력해왔다.

롯데백화점 수장인 정준호 대표도 김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임직원들과 부지런히 소통하고 직접 매장을 여러 곳 둘러보면서 회사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런 연장선에서 보면 롯데쇼핑이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컨설팅을 의뢰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동안 파악한 업무를 기반으로 회사의 청사진을 그리는 단계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과거 유통산업의 미래를 암울하게 전망했던 적이 있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2019년 12월 ‘유통 중장기 전략 보고서’를 내고 향후 9년 안에 오프라인 채널의 점포 가운데 30%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에서는 2028년까지 국내 전체 시·군·구의 절반이 넘는 곳의 인구가 평균 10% 감소하며 일부 지역의 오프라인 유통 점포는 연달아 폐점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프라인 유통점의 매출도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당시에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위치한 오프라인 유통점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가 고령화할 것이며 백화점의 핵심 타깃은 현재 40대 중년 여성층에서 향후 40~50대 여성으로 변경해야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수뇌부가 이 보고서를 돌려봤을 정도로 롯데그룹 경영진의 반응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면서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변화는 좀처럼 이뤄지지 못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는 의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체제로 전환이 가시화하면서 김 부회장도 본격적으로 롯데쇼핑의 미래 찾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롯데그룹의 싱크탱크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2002년 설립한 롯데경제연구실을 전신으로 한다. 2009년 롯데경제경영연구소, 2012년 롯데미래전략센터 등으로 이름을 바꿔왔다.

롯데지주가 2017년 10월 출범하면서 같은해 12월 롯데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롯데쇼핑 그룹 싱크탱크에 컨설팅 맡겼다, '변화' 구체화 단계 들어가
▲ 임병연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이사.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유통과 식음료 등 그룹의 주력사업과 관련한 전략과 솔루션 개발, 국내외 경영환경 분석 등을 통해 급변하는 사업환경에서도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직원들은 대부분 연구인력들로 구성돼 있으며 2021년 말 기준으로 석박사급 인재 36명이 근무하고 있다.

주요 경영진을 보면 임병연 대표이사 이외의 사내이사로 권원식 전 패션컨설팅사 IDG 대표가 2022년 4월1일자로 선임됐다. 권 사내이사는 CJ라이브 실장과 데이리팜그룹, 홈플러스 등 유통업계에 몸담았던 경력이 있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김승욱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경영혁신1팀장 상무가 재직하고 있다. 김 상무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인물로 사모펀드인 론스타코리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의 롯데쇼핑 컨설팅은 향후 롯데그룹의 전반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 변화의 중심에 있는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1월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유통 계열사 전반을 총괄하는 유통군HQ 총괄대표에 홍콩 리테일그룹 DFI에서 일하던 외부 출신 인재인 김상현 부회장을 깜짝 발탁했다.

롯데쇼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롯데백화점 수장에도 신세계그룹 출신의 정준호 대표가 선임됐다. 당시 롯데쇼핑 안팎에서는 ‘그래도 백화점 대표는 롯데 출신일 것이다’라는 말이 있었지만 이런 기조를 과감하게 깼다.

현재 롯데쇼핑의 4개 사업부인 백화점과 할인점, 슈퍼, 이커머스 가운데 롯데 내부 출신 인사가 수장을 맡고 있는 곳은 슈퍼사업부가 유일하다.

롯데쇼핑이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 체질개선에 나서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면 이후에는 구체적 변화가 식품군HQ, 호텔군HQ, 화학군HQ 등으로 퍼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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